부산시 남구 백운포-척박한 생존 환경 ‘조간대’[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9)
바닷물은 달과 태양의 인력과 지구 자전에 의해 주기적으로 상승하고 하강한다. 이를 조석현상이라 한다. 조석현상은 12시간 25분의 주기로 반복되기에 하루에 대략 두 번씩의 만조와 간조가 생긴다. 그래서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은 바닷물에 잠겼다가 드러나는 일이 반복된다.
이처럼 만조 때 바닷물에 잠기고 간조 때 바닷물 밖으로 드러나는 곳을 조간대라 한다. 조간대는 높이에 따라 조간대 상부, 중부, 하부로 나뉜다. 바다로부터 가장 높은 상부는 파도가 강해야만 물이 겨우 닿는 곳이다. 중부는 만조 시에는 물에 잠기지만 간조 시는 공기 중에 노출되는 곳이다. 그런데 물이 빠져 공기 중에 노출됐다 하더라도 파도에 의해 어느 정도의 수분은 공급된다. 가장 아래에 있는 하부는 간조 시를 제외하고는 항상 물에 잠기는 곳이다.
조간대는 우리에게 관찰의 기쁨을 주지만 이곳만큼 생존 환경이 척박한 곳도 드물다. 조간대에서 사는 생명체는 물에 잠겨 있을 때와 공기 중에 노출될 때라는 상반된 환경에서도 생존해야 하며, 갯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의 파괴력도 견뎌내야 한다. 또한 빗물이 고이면 민물에도 적응해야 한다. 여름에는 작열하는 태양을, 겨울에는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이뿐 아니라 강한 햇볕으로 바닷물이 증발하고 난 후에는 염분으로 범벅된 몸을 추슬러야만 한다. 이러한 극단적이고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생물만이 조간대에서 살 수 있다.
조간대 갯바위 위로 햇빛이 비치고 있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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