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주년’ 딘딘 “‘쇼미2’ 부끄러워 못봐…방송 이미지 편견 불평 NO”[EN:인터뷰①]
[뉴스엔 황혜진 기자]
가수 딘딘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소회를 밝혔다.
2013년 Mnet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2' 준결승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린 딘딘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듬해 첫 단독 싱글 'No Limits'(노 리밋)을 통해 정식 데뷔한 이래 랩에 머무르지 않고 보컬, 작사, 작곡, 예능 등 다방면에서 수준급 재능을 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딘딘은 11월 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소속사 슈퍼벨컴퍼니 사옥에서 뉴스엔과 만나 부지런히 달려온 지난 10년을 되돌아봤다.
"'벌써 10주년이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 얼마 안 한 것 같거든요. 어떤 일을 10년간 하면 도가 터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10주년이 별 거 아니구나 생각도 들고요. 선배님들을 보면 방송 활동을 하는 나이대가 예전보다 좀 높아졌다고 느껴요. 10년인데 아직 어딜 가도 형뻘이 아니라 동생뻘이죠. 30년 활동한 선배님들도 계신데 앞에서 10주년이라고 말하기도 약간 민망해요. 더 오랫동안 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잘해 왔구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
자칭 철부지였던 10년 전 어렴풋이 그려 보던 10년 뒤 딘딘과 현재의 딘딘은 사뭇 다르다. 딘딘은 "사실 이렇게까지, 10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시겠지만 그때는 굉장히 철없을 때라 '이번주 뭐 하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즐겁게 사는 아이였다. 사실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미래 계획을 엄청 세우고 그랬으면 아마 10년간 못했을 것 같다. 그 친구가 그렇게 생각 없이 살아 줬어 가지고"라며 웃었다.
이어 "실제로 10년 전 그 아이는 지금의 저랑 되게 다른 인물이다. 덕분에 제가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부터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좀 하는데 그때는 사실 바로 앞의 것들만 많이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0주년을 맞이한 딘딘은 안정적이고 좋은 어른을 꿈꾼다. 딘딘은 "전 감정 기복이 엄청 있고 힘든 일 있으면 훅훅 쓰러지는 아이였다. 한 분야에서 10년 정도 활동한 사람은 사실 자기가 잘못하지 않으면 크게 사고를 내지 않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을 보면 그렇더라. 자기가 잘못하지 않으면 '얘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저도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안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일 외적으로 했다. 그러면 일적으로도 따라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차가 쌓이며 성격과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자신의 MBTI 유형이 ENFP라고 굳게 믿고 살아온 딘딘은 한 청취자가 '절대 ENFP 아닌 것 같으니까 검사 다시 해 보세요'라는 메시지를 받고 재검사 끝에 INFJ라는 결과를 받았다. 딘딘은 "예전에 비해 성격이 많이 변했다. 재검사 결과를 보고 좀 충격을 받았다. 그때 1년 정도 힘들었다"며 웃었다.
딘딘은 "내가 왜 이렇게 변했나 싶었다. 진짜 스스로 변한 게 느껴지며 왜 이렇게 됐지 싶었다. 옛날에는 사람들 만나는 데 거리낌 없었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생각도 많아졌다. 그걸 받아들이는 데 꽤 오래 걸렸다. 이제는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받아들였다. 근데 좀 변하긴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사회 초년생이 느낌이었다. 방송하며 만난 여러 사람들과 알고,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쓸 수 이쓴 에너지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먼저 돌봐야 한다는 마음이 세지며 사람들도 잘 안 만나게 됐어요. 만나는 지인들만 만났죠. 저에 대한 생각, 애정, 관심을 많이 갖는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은 너무 편해서 약속 잡으면 미칠 것 같아요. 전화 오면 약속 취소되나 싶고 그렇습니다.(웃음) 집에서 나가면서 오늘은 어떻게 버티나 생각도 해요. 예전부터 친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예전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방송 일을 할 때는 아무래도 대중 분들께서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 즐거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더 밝게 활동하고 있어요."
SBS 파워FM '딘딘의 Music High'부터 KBS 2TV '1박 2일 시즌4', 넷플릭스 '좀비버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등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유명 방송인이지만 본업을 놓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감성이 담긴 작업물을 세상에 내보이고 있다. 올해는 '속는 중이야', '울었어' 등 총 5개의 싱글을 냈다.
딘딘은 "제 생각에 전 가수로서 솔직히 2~3년 차 정도 된 것 같다. '쇼미더머니2'로 데뷔했는데 사실 지금도 전 그 무대를 못 본다. 실력도 하나 없고 연습도 안 한 애가 패기 하나로 올라간 무대였기에 안쓰러워 못 보겠다. 너무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다. 너무 부끄러워 못 본다"고 털어놨다.
이어 "'쇼미더머니2' 이후 작업을 혼자 2년 정도 하다가 방송 일을 시작하고 방송에 몰두를 했다. 2017년부터 음악 작업물을 꾸준히 냈다. 본업을 놓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찡했다. 생각해 보니 전 본업을 아예 놓고 연예인이 되는 것에 되게 신나 했던 아이였던 것 같다. 그때부터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남들에 비해 뒤처져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음악에 미친 듯이 몰입했던 건 2019년부터였어요. 그래도 전 지금 제 음악에 만족해요. 당연히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데뷔 초 노래를 가게에서 틀어 주시면 미칠 것 같고 너무 힘들었는데, 제가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막상 다시 시작하자니 힘들었는데, 그때는 계속 회피했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제 노래 틀어주면 '기가 막히다'고 말해요. 앞으로의 가수 활동을 생각하면 설레고요. 요즘도 음악 작업할 생각에 신이 난 상태입니다."
방송 활동을 병행하는 래퍼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 방송 이미지 때문에 가수 딘딘의 음악을 평가절하하고 편견을 갖는 사람이 있다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딘딘은 "그렇지만 사실 그것에 대해 불평하면 진짜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방송이 주는 달달함은 먹지 말아야 한다. 달달함을 다 먹고 그러는 건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방송을 하며 인지도도 얻고 이걸 통해 더 활동을 많이 하고 있으면서 내 음악까지 더 알아 달라는 건 이기적인 것 같다.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을 한 적도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국 음악 자체가 좋아야 살아남고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냉정한 세계라고 느껴요. (방송 이미지로 평가절하당한다고) 떼쓰는 건 너무 어리광이지 않을까요?"
딘딘은 "이제 리스너들의 귀가 너무나도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편법은 잘 안 먹히는 것 같다. '내 얼굴을 방송에 많이 노출했으니 내 음악을 많이 들어주겠지?'라는 공식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음악은 오로지 음악으로 평가받는 시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돌아왔을 때 어떤 음악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정말 잘하는 사람이 좋은 재료를 갖고 있을 때 좋은 요리가 나오지, 어중간한 애는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냈던 것 같다. 정규 1집도 말도 안 되지만 20개 트랙을 했는데 어떻게 보면 그건 객기 같은 거였다. 제가 음악을 냈으니 알아 달라는 거였다.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계속 부딪히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야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방송을 한 이후에 자격지심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방송을 하니까 인기, 인지도가 올라가지만 사실 음악에 대한 인정은 다른 거거든요. 옛날에 '왜 내 음악은 인정 안 해줘?'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 그건 너무 비겁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술 취했을 때 제 노래를 들어요. 왜냐하면 그 정도로 노력을 쏟은 거니까. 기타를 이렇게 넣는 게 예쁠 것 같다며 4차례 곡 수정을 한 적이 있는데 술 취해 들으면 그런 것들이 들리고 '그래. 기타 너무 좋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쏟은 노력에 대한 대가를 느낄 때 정말 행복해요. 남들은 몰라 줘도 하나하나 발전해 나가는 절 보며 굉장히 뿌듯해하고 있어요.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요."(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딘딘, 슈퍼벨컴퍼니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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