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슈] 발달장애인, 우리와 함께하는 이웃입니다.

민동희 대전시 복지국장

지난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가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 당당히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모습에 우리는 모두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발달장애인의 모습은 긍정적 모습의 '우영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대전에 사는 한 발달장애인이 산책 중 행인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여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타인을 해하는 도전적 행동으로 가족들과도 분리된 채 실내에서만 생활을 하고 있던 발달장애인이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하루 한 번 겨우 산책을 하던 중 발생한 사고였다. 장애인은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사회적으로 고립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발달장애인이 보이는 여러 행동적 특성 가운데 '도전적 행동'은 기존에 문제행동, 일탈행동, 부적응행동 등으로 사용해 왔던 용어로, 일반적으로 자신 혹은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 되거나 해가 되는 행동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10-17%가 도전적 행동을 보이며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신체를 해치는 행동(30.6%)'이 가장 많았고, '물건을 파괴하거나 빼앗는 행동(22.3%)', '타인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행동(20.9%)' 순으로 발생한다.

현재 대전에는 8426명(9월말 기준)의 발달장애인이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2016년 대비 전체 장애인구는 276명 감소했지만, 발달장애인은 오히려 1659명(24.7%)이 증가했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은 전체 발달장애인 중 15.26%로 전국 평균(13.8%)보다 높다.

대전시는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해 2022년부터 '최중증 발달장애인 도전적 행동 지원'사업을 선도적 추진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 처한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발굴, 이들에게 AI기술에 기반한 '도전적 행동 중재 지원' '도전적 행동 발달장애인 낮활동 서비스 지원사업'을 시작했고, 여러 긍정적 사례들이 현장에서 발견되고 있다.

외출 거부로 지난 3년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 24시간 돌봄이 필요했던 40대 발달장애인은 6월부터 찾아가는 행동중재 지원 사업에 참여, 9월부터 외출하는데 성공했으며 돌봄을 도맡았던 가족들은 사회 경제활동과 여가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사업 성과는 타 지자체에서도 수차례 방문하고 자료를 요청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8월 발표된 2024년 정부예산 안에서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이 3567억원, 최중증 발달장애인 단계별 1:1 통합 돌봄예산은 717억 원이 편성되었다. 도전적 행동을 보이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맞춤형 1:1 통합 돌봄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이 마련된 것이다. 대전시는 2024년 시행을 앞둔 발달장애인 지원정책과 함께 발달장애인을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회복지 현장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대응 교육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11월에는 우리 시와 대전발달장애인지원센터 주도로 '대전광역시 발달장애인 지원사업 성과대회'와 '충청권 발달장애인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그간 대전시의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의 성과를 돌아보고, 충청권역 기관 관계자와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통합지원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가·지자체·지역사회 각각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제는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중요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국가차원의 적극적 지원과 지역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동희 대전시 복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