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시야비야] 인요한 진정한 구원투수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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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 3주째를 맞으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합'과 '희생'에 방점을 찍고 두 차례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혁신위가 당내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준석 신당'을 주저앉히기 위한 총선 전략으로 비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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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친윤 불출마 촉구엔 무반응
의제 선점, 야당과 정책 경쟁 앞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 3주째를 맞으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합'과 '희생'에 방점을 찍고 두 차례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3호 안건으로 청년층을 겨냥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얼마나 호응이 있을지 미지수다.
혁신위는 1호 안건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대사면'을 제시했지만 긁어 부스럼만 만들었다. 당사자들과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도 문제이고, 당원권 정지를 해제하면 그만인데 거창하게 '대사면'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도 매끄럽지 않았다. 혁신위가 당내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준석 신당'을 주저앉히기 위한 총선 전략으로 비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1호 안건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의 당원권 회복이 당과의 관계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부산 토크 콘서트장까지 찾아온 인 위원장을 향해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했고, 홍 전 시장도 당원권 정지 취소에 대해 "과하지욕(跨下之辱)"이라는 말로 불쾌함을 표시했다.
1호 안건이 분란만 일으켰다면 2호 안건은 변죽만 울렸다. 인 위원장은 2호 안건을 발표하면서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어려운 곳에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 줄 것으로 요구한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돌아오는 반응이 없다. 공식 안건이 아닌 권고 사안이다 보니 실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혁신위의 2호 안건인 국회의원 10% 감축, 불체포특권 포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세비 감축,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등 4개 안도 신선도가 떨어진다. 국회의원 감축안은 현실성이 없고, 불체포특권 포기와 세비 감축은 여러 차례 언급된 내용으로 실천이 문제다. 이런 안건은 당내 혁신과는 거리가 있고, 여야 합의 사안으로 혁신위 권한 밖의 일이기도 하다. 현역의원 하위 20%를 골라내겠다는 것도 공천 과정에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번에는 혁신위가 3호 안건으로 '변화'를 키워드로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온다고 한다. 청년의 나이 기준을 45세 미만에서 40세 미만으로 낮추고 40세 미만의 청년 비례대표 공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때만 되면 나오는 정치권의 '청년 행보'가 2030 청년층들에게 얼마나 소구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혁신위의 정책과는 무관하게 인 위원장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도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그는 영남 중진 의원들의 '서울 출마론'을 들고 나왔다가 본전도 찾지 못했다.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의원을 콕 집어 말해놓고, 문제가 불거지자 "오보"라거나 "권한 밖"이라며 발뺌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고 했다가 "농담도 못하냐"며 뒤집기도 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의 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엄청 친한 사이다. 평소에도 전화를 매일 한다"고 했다가 '김한길 추천설'로 번지자 "네다섯 번 정도 통화했고 다 합쳐봐야 그것밖에 안 된다"고 후퇴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요한 혁신위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혁신위라는 기구 자체가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당 지도부와 친윤 인사들에게 쓴소리를 한 것은 큰 변화다. 혁신위가 의제를 선점하면서 야당과의 정책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화합과 희생, 변화의 주체와 대상이 누구인지 더 분명히 해야 한다. 인 위원장이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집권 여당의 진정한 구원투수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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