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현대제철, 강관시장 1위 잡을까
현재 인적분할 작업 중..대규모 신규 채용도
비주력 사업 '선택과 집중' 주효할지 주목
세아제강에 이어 국내 2위로 영업 개시
해상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강관 등 투자 확대
"출범후 신규 투자, 국내외 생산공장 증설"
[파이낸셜뉴스] 현대제철이 비주력 사업을 자회사로 독립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직계열화에 따라 일관제철소를 완성, 꾸준히 덩치(매출 규모)를 키워왔던 현대제철의 고부가·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이다.
9일 현대제철은 강관(스틸파이프) 전문 자회사로 설립한 현대스틸파이프가 내년 1월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현대스틸파이프는 단숨에 국내 강관업계 2위로 올라선다. 앞서 지난 9월 현대제철은 이사회에서 자회사 설립을 승인하고 지난달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완료했다. 초대 대표는 현대하이스코 출신 채봉석 강관사업부장이 맡았다. 강관사업 분리는 현대제철이 2015년 현대하이스코를 합병, 강관 사업을 흡수한 이후 8년 만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회사 설립이후 현재 신규 채용 및 직원들의 (자회사)전적 동의서를 받고 있다"며 "내년 1월 현대스틸파이프 법인으로 영업을 개시한다"고 말했다.
현대스틸파이프가 공식 출범하면 국내 최대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선다.
출범 직후 국내외 공장 신·증설을 위한 신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스틸파이프는 에너지·건설용 강관 전문업체로 현대제철의 지분 100% 자회사다. 울산 공장 및 인도 강관공장, 미국 판매법인이 속한다. 생산능력은 연산 111만t 규모다. 지난해 기준 매출(현대제철 강관사업)은 1조4959억원이다.
매출액으로 보면 국내 최대 강관제조업체 세아제강(2022년 별도기준 1조8018억원)에 다소 못미친다. 신안그룹의 강관전문 휴스틸(2022년 매출액 1조309억원)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열연강판)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현대제철이 강관전문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단조 사업 분리와는 매출·이익, 시장 파급력 등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내년에 영업을 본격화하면 국내외 강관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강관사업 분리 독립은 현대제철의 고부가시장 확장 및 사업을 전문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대제철이 중국산 저가제품이 장악한 스테인리스스틸 사업을 철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제철이 지난 2020년 만성적자였던 단조사업을 분리, 현대IFC를 설립해 매출 성장 및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험도 큰 힘이 됐다.
전략 변화의 배경은 크게 세가지 요약된다. △전문·효율성 △고부가시장 △시장 변화 대응이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가동(2010년), 현대하이스코 인수(2015년) 등 수직계열화로 덩치를 크게 불려왔다. 그룹사인 현대자동차의 전략에 맞춘 고부가·신소재 자동차강판 공급 등의 측면에선 효율성을 높여왔다. 하지만 연간 매출이 최대 27조원(2022년)을 넘었으나 영업이익은 1조원대로 지속적인 하락세다. 체질 개선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덩치가 커지면서 탄소배출 규제 강화 및 에너지 등 신산업 시장 확대, 철강업황 둔화, 반복되는 노사 갈등 등 급변하는 시장과 대내외 리스크에 신속하게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신설회사 독립은 책임경영체제로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대스틸파이프는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전문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성장성이 높은 해상풍력,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용 고부가 강관제품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현대스틸파이프의 핵심사업장인 울산2공장이 최근 에너지 전문 인증기관 노르웨이선급협회(DNV)로부터 신재생에너지 해상풍력 공장 인증을 취득했다. 국내 강관제조업체 중 최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향후 신규 투자로 국내외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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