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울상 vs 三男은 기회… '시총 반토막' 한화갤러리아

김문수 기자 2023. 11. 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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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한화 3남']①인적분할로 독자 경영체제 구축… 경영 시험대 오른 김동선

[편집자주]한화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일찌감치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가 각각 방산·태양광·화학 부문, 금융, 호텔·유통을 맡는 방식으로 승계 구도를 그리고 있다. 김 본부장은 형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업·매출 규모가 작은 부문에서 시작했다.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론칭한 그가 본업인 백화점서도 경영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론칭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본업인 백화점서도 경영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개미는 울상 vs 3남은 기회… '시총 반토막' 한화갤러리아
②햄버거 성공시킨 김동선… 본업은 내리막길
③셋째 밀어주기?… 마트에 항공사까지 M&A설 솔솔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 지 2년 만에 다시 분할되면서 별도 법인으로 독자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인적분할은 독립경영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가능케 한다.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주사격인 ㈜한화 아래 수평 구조로 배치됐다. 방산·태양광-금융-유통으로 구분되는 3세 승계 구도가 형성되면서 삼형제가 맡은 사업을 떼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임원)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유통 부문 몸집 불리기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재계에서는 독자 경영 체제 전환에 따라 김 본부장의 경영 능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화갤러리아 주주들은 재상장 이후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김 본부장은 저평가된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며 지분을 늘리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매입하며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본부장, 그룹 유통사업 진두지휘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1일 백화점 사업의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했고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됐다. 기존 '㈜한화→한화솔루션→한화갤러리아' 지배구조에서 '㈜한화→한화갤러리아'로 단순해진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2019년 상장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지분을 공개 매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전까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지분은 한화갤러리아가 69.45%를 보유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20년 4월 상장폐지 됐고 한화갤러리아는 2021년 4월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됐다. 이후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를 분할했고 지난 3월31일 한화갤러리아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화갤러리아의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지난 2년간 한화갤러리아는 솔루션의 백화점 사업 부문으로 편입된 가운데 모기업의 도움으로 실적을 개선해왔다. 2019년에는 적자가 지속된 면세점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되기 직전인 2020년 12월 말 부채가 1조3143억원에 달했으나 분할 이후 8590억원으로 줄었고 2022년 말 부채는 143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말 287%였던 부채비율은 100%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 눌러서 김동선 지분 늘리느냐"


한화갤러리아는 현재 영위 중인 백화점 사업의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하면서 그룹사와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의 갤러리아 명품관. /사진=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는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재상장 이후 주가는 하락세다. 시초가 2080원을 형성한 이후 지난 4월18일(종가 1992원)부터 1000원대로 내려갔다.

현재 한화갤러리아의 시가총액은 1954억원(10월31일 종가 기준)으로 재상장 첫날 시가총액(4129억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 4월17일 2010원이었던 종가는 10월31일 1008원으로 떨어졌다.

한화갤러리아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는 "주가 눌러서 김동선 지분 늘리느냐" "2000원으로 돌려 놔라" 등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매입하며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2000원대였던 주가가 현재 1000원 안팎으로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지분을 늘리기엔 적절한 매수 타이밍인 셈이다.

김 본부장은 올해 4월부터 14차례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장내 매수해 현재 123만주(0.63%)를 보유 중이다. 보유 주식을 10월31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12억4373만원어치다. 김 본부장은 이를 통해 반년 만에 한화갤러리아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보면 김 본부장은 ㈜한화(보통주 36.31%) 한화솔루션(보통주 1.39%)에 이은 3대 주주다.

한화갤러리아는 주가 부양 차원에서 김 본부장이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갤러리아의 독립으로 김 본부장의 경영과 주가 부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현재 영위 중인 백화점 사업의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하면서 그룹사와 연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이 총괄하는 그룹 유통·레저 분야에서 사업 시너지를 낸다는 목표다.

재계에서는 김 본부장이 한화에너지(옛 에이치솔루션), ㈜한화 등을 통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은 만큼 이를 지분 매입 재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김 본부장이 한화에너지로부터 받은 배당액은 125억원에 달한다. ㈜한화에서는 지난해 9억원의 배당금을 지급 받았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오너 3세인 삼형제가 최대주주로 있으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분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본부장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같은 해 10월 한화건설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2016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으로 재직 중 폭력 사건으로 회사를 떠난 뒤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 일선에 재등장했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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