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이닝 무실점… LG 철벽불펜, 대역전승 숨은 1등공신[초점]

[잠실=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2차전을 가져간 LG 트윈스. 여기에는 8.2이닝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친 LG의 철벽불펜이 있었다.

LG는 8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역전승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경기의 주인공은 박동원이었다. 박동원은 LG가 3-4로 뒤지고 있던 8회말 1사 2루에서 박영현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월 역전 투런포를 작렬했다. 이 홈런으로 LG는 승기를 굳혔고 9회초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올라와 1이닝 무실점으로 kt wiz 타선을 봉쇄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모든 관심은 박동원에게 쏠린 경기였지만 숨은 공신도 있었다. 바로 LG의 불펜진이다.

이날 LG는 경기 초반 선발투수 최원태가 0.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힘겹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LG 불펜은 강했다. 최원태의 뒤를 올라온 이정용(1.2이닝 무실점)을 필두로 정우영(1.1이닝 무실점)-김진성(0.2이닝 무실점)-백승현(0.2이닝 무실점)-유영찬(2.1이닝 무실점)-함덕주(1이닝 무실점)-고우석(1이닝 무실점)이 모두 호투를 펼친 것.

불펜투수들의 호투로 LG는 조금씩 격차를 좁힐 수 있었고 결국 8회말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극적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모든 불펜투수의 활약이 눈부셨으나 특히 유영찬이 돋보였다. 유영찬은 이날 등판한 불펜투수 중 가장 긴 이닝(2.1이닝)을 소화했으나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투를 펼쳤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 등판임에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깔끔히 소화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을 9회에만 쓰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8회가 비어있는 상황이었다"며 "유영찬이 적은 투구수로 1이닝을 마쳤고 구위도 좋았다. 그래서 생각보다 길게 갔다. 유영찬이 완벽하게 막아 줘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유영찬의 호투를 칭찬했다.

한편 한국시리즈 2차전 데일리 MVP 박동원은 불펜투수들을 향해 "정규시즌과 달리 너무 잘 던졌다"라고 웃으며 "정규시즌에는 반대투구도 오고 낮게 던지라고 유도했을 때 높게 오는 공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9일)은 전혀 없었다. 투수들이 준비를 너무 잘했고 집중력도 좋았다"며 불펜 투수들을 향해 칭찬의 메시지를 남겼다.

LG는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79), 팀 득점 1위(767점),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타격의 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규시즌 1위 확정에는 불펜진의 공도 타격만큼 컸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LG의 올 시즌 구원투수 WAR(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은 11.57로 리그 전체 1위다. 그리고 정규시즌 1위의 숨은 공신이었던 최강 불펜이 벼랑 끝에 몰릴 뻔한 LG를 구해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