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알바-팀 방출' 거쳐 프로 첫 우승, '동호인 신화' 최혜미 감동이야기[스한 이슈人]

김성수 기자 2023. 11.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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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당구장 아르바이트, 지난 시즌 팀리그서 방출. 여자프로당구(LPBA) 챔피언에 오른 최혜미가 지나온 길이었다. 최혜미의 당구 인생은 이 모든 것을 겪고 마침내 우승으로 꽃피었다.

최혜미. ⓒPBA

최혜미는 8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3~2024시즌 제 6투어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7전 4선승제)서 '웰컴저축은행 동료' 김예은을 세트스코어 4-2(4-11, 11-4, 11-5, 11-5, 6-11, 11-8)로 제압하고 프로통산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9년 프로당구 출범 당시 여성 동호인을 대상으로 연 LPBA 오픈 챌린지에서 프로당구 선수로 데뷔한 최혜미는 이 우승으로 '동호인 출신 최초'의 프로당구 우승자가 됐다.

김예은과 최혜미는 1세트 6이닝까지 3-2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김예은이 7이닝에만 4점을 쓸어담으며 9-2까지 격차를 벌렸다. 최혜미가 뱅크샷으로 한 번에 2점을 따라붙었지만, 김예은이 11이닝에 남은 2점을 올리며 19분6초 만에 11-4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9이닝까지 4-4로 팽팽하다가 10이닝에 한 점을 달아난 최혜미가 12이닝에 3점을 몰아치며 8-4로 달아났다. 최혜미가 15이닝에 다시 3점을 내 똑같이 11-4로 갚아줬다. 세트 스코어 1-1 동률. 최혜미는 3세트마저 11-5로 가져와 세트스코어 역전을 이뤄냈다. 우승까지 두 세트 승리만 남은 것.

최혜미는 4세트에도 매 이닝 꾸준히 득점하며 7이닝까지 7-1로 앞서갔다. 12이닝 째에 10-1까지 도망가며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다. 김예은은 12이닝에 뱅크샷으로 한 번에 2점을 올린 후 2점을 더 추가해 5-10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이어진 13이닝에서 최혜미가 실수 없이 마무리하며 11-5 승리, 세트 스코어 3-1로 달아나며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겼다.

벼랑 끝에 몰린 김예은은 5세트 1이닝부터 2점을 올렸고 7이닝까지 8-1로 치고 나갔다. 최혜미가 10이닝 6-9까지 무섭게 추격했지만, 김예은이 11이닝에 연달아 2점을 올려 11-6으로 세트 스코어 2-3 추격에 나섰다.

세트 승리 하나만을 남기고 한 세트 차 추격을 허용한 최혜미는 6세트 초구를 잡고 1이닝에만 3점을 내며 달아났다. 하지만 김예은이 1이닝 1점, 2이닝 3점을 내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최혜미가 3이닝에 1점을 올려 4-4 동점을 만든 데 이어 4이닝에 다시 5-4로 뒤집자 김예은이 다시 4이닝 2득점으로 역전해 6-5 리드를 가져갔다.

계속 되는 한 점 차 승부에서 7-8로 뒤진 채 8이닝에 들어선 최혜미가 뱅크샷으로 9-8 역전에 성공했다. 최혜미는 그대로 2점을 추가해 세트 스코어 4-2로 커리어 첫 우승을 달성했다.

최혜미. ⓒPBA

최혜미는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당구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그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친구의 추천으로 당구장에서 일하게 됐는데, 손님들이 치는 게 재밌어 보이더라. 성인이 된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9년 프로에 입성한 최혜미에게 지난 시즌 종료 후 큰 시련이 찾아왔다. 당시 팀리그 소속팀이었던 휴온스로부터 방출당한 것. 하지만 올 시즌 웰컴저축은행의 부름을 받아 새 유니폼을 입고 팀리그에 다시 참가할 수 있게 됐고, 절치부심해 이날 개인 첫 프로 우승을 달성했다.

최혜미는 "솔직히 이번 시즌 팀리그 참가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지난 시즌 휴온스에서 팀리그에 임할 때마다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어느 팀도 뽑아가지 않을 거라고 보고 포기하고 있었고, 사회에서의 생계 유지 방안도 고민 중이었다"며 "웰컴저축은행에서 뽑아주셨다는 얘기를 듣고 의아하기도 했지만, 보답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번 우승으로 보답한 듯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당구장 아르바이트에서 시작해, 방출의 아픔을 딛고 챔피언에 오른 최혜미의 감동 실화였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최혜미. ⓒPBA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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