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시아 각종 군축 합의 잇단 파기…냉전시대로 회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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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가 군축 협약·합의 등을 잇달아 파기하면서 세계가 냉전 때와 유사한 무한 군비 경쟁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7일(현지시간) 냉전 말기인 1990년 나토와 당시 소련 주도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전차, 전투기, 공격 헬기, 장갑차, 대포 등 재래식 무기 보유 목록과 수량을 제한하도록 체결한 군축 조약인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 대해 각각 탈퇴와 효력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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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확장으로 조약 유명무실”
美, 핵미사일 배치 금지 조약 중단
양국관계 악화에 中 부상도 한몫
핵탄두 5월 기준 500개 이상 보유
미·중·러 3국 무한 군비경쟁 우려
러시아는 “이날(7일) 0시를 기해 러시아의 CFE 탈퇴 절차가 완료됐다. 오늘부로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의 어떤 군축 협정도 불가능하다”며 “나토의 확장 정책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날을 세웠다.
CFE는 1999년 소련 해체 후 개정됐고, 러시아는 이에 대한 비준을 마친 반면 미국 등 다른 나토 회원국은 러시아군이 몰도바와 조지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준을 미뤘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종 군축 조약을 파기하는 배경에는 양국 관계 악화도 이유로 들어 있지만, 무엇보다 중국의 부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중국이 최대 전략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이 나라가 러시아와 전략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터에 중국이 포함되지 않는 군축 합의는 미국 안보만 위태롭게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공개한 ‘2023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이 올해 5월 기준 500개 이상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전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2030년에는 보유고가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중·러 3자의 무한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중국과 핵무기 통제와 관련한 대화를 시작하고, 중국에 국방장관급 회담을 요청하는 등 무기 군축과 관련된 대화를 적극 모색하는 이유다.
이날 미 국무부는 맬러리 스튜어트 군축차관보는 6일 워싱턴에서 쑨샤오보 중국 외교부 군축사(司) 사장(국장)과 만나 중국에 핵 관련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전략적 위험을 줄이고 관리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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