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 한 방 먹였다…역전 투런 ‘참치포’

정필재 2023. 11. 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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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1위에 오른 LG는 장단점이 뚜렷한 팀이다.

지고 있더라도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진 LG는 이를 앞세워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직행 티켓을 땄다.

이런 LG의 단 한 가지 약점은 바로 선발진이었다.

LG가 박동원의 8회 터진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KT에 5-4 짜릿한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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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KS 2차전 KT에 5-4 승리
최원태 4실점 조기강판에도
불펜진 8.2이닝 무실점 호투
오지환 솔로포로 타선 깨워
8회 박동원 결승포로 마무리
21년 만에 KS무대 승리 맛 봐
10일부터 수원에서 3·4차전

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1위에 오른 LG는 장단점이 뚜렷한 팀이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었고 볼펜도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하다. 지고 있더라도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진 LG는 이를 앞세워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직행 티켓을 땄다.

이런 LG의 단 한 가지 약점은 바로 선발진이었다. 시즌 내내 선발투수 문제로 마음고생을 했던 LG는 에이스 역할을 하던 아담 플럿코가 가을야구를 앞두고 몸 상태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해 버리면서 선발 마운드에 큰 구멍이 생겼다.
환호하는 안방마님 LG 박동원이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말 5-4로 역전하는 2점 홈런을 때린 뒤 두 팔을 벌리고 환호하며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이런 우려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KS 2차전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2차전 LG 선발로 나선 최원태가 1회를 버티지 못하고 4실점하며 물러났다. 하지만 위기에서 불펜진이 8.2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틴 사이 홈런포를 앞세워 역전승을 거두며 LG다운 경기를 만들어 냈다.

LG가 박동원의 8회 터진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KT에 5-4 짜릿한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1차전을 내줬던 LG는 1승1패로 시리즈 전적의 균형을 맞췄다. 공교롭게도 LG는 정확히 21년 전 이날인 2002년 11월8일 삼성과 KS 5차전에서 8-7로 이긴 것이 가장 최근 KS 승리였다. 1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경기장을 가득 채운 2만3750명의 팬들 앞에서 햇수로 정확히 21년 만이자 7670일만의 KS 승리를 거둔 LG 선수들은 감격했고 홈팬들 역시 ‘무적LG’를 외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제 LG는 9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0일 수원 KT위즈파크로 장소를 옮겨 KS 3차전을 치른다.

염경엽 LG 감독이 ‘퀄리티 스타트를 기대한다’고 했던 선발 최원태가 1회 아웃카운트를 단 1개밖에 잡지 못한채 물러나면서 시리즈 2연패 불안감이 LG를 덮쳤다. 최원태는 볼넷 2개와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리며 출발했고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3루 주자를 잡고 한숨 돌렸지만 1사 만루의 위기는 계속됐다. 이후 최원태는 장성우에게 2타점 중전안타를 맞고 결국 교체됐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마운드를 물려받은 이정용은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최원태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최원태가 KS에서 공 20개를 던지며 0.1이닝만 소화한 건 LG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올 시즌 선발문제 고민이 깊던 LG는 최원태를 데려오며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포기했다. 가을야구를 위해 미래 대신 현재를 선택한 승부수였다. 최원태는 1995년 KS 7차전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된 윤학길(롯데)에 이어 KS 최소이닝 강판 2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LG는 악착같이 버티며 기회를 노렸다. 1-4로 뒤진 6회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오지환이 6회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LG의 KS 홈런 역시 2002년 11월10일 삼성과 KS 6차전에서 터진 최동수의 3점포 이후 21년 만이었다. 예열을 마친 LG 타선은 7회부터 불을 뿜었다. 7회 김현수가 KT 박영현을 상대로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3-4, 1점 차로 추격했다.

드디어 8회에 역전에 성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박동원이 1사 2루에서 다시 박영현을 상대로 좌측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9회초 1차전 패전의 멍예를 쓴 마무리 고우석이 분풀이 하듯 위력투롤 뽐내며 한 점 차를 지키며 경기를 마쳤다. 결승포를 터뜨리며 승리를 이끈 박동원이 이견 없는 2차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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