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코로나 '트윈데믹' 가능성 ↑…낮은 백신 접종률에 '발동동'

천선휴 기자 2023. 11.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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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독감 확산에 코로나19도 증가세…트윈데믹 현실로
18~64세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0.9%, 13세 미만 독감 백신 47.5%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중증 감염환자를 돌보는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2021.12.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백신을 꼭 맞고 개인위생 관리에 힘써 독감과 코로나19의 '트윈데믹'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김정한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

인플루엔자(독감)가 역대급 유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잠잠해지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주부터 11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 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최상의 방어 기제로 백신 접종을 꼽는다. 하지만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모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저조한 접종률을 보이면서 전문가들은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좋은 환경인 겨울철(11~1월)로 접어들면서 '트윈데믹'이 올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쳐왔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0월 22~28일(43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의사환자 분율)는 3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행 기준(6.5명)보다 5배 높은 수치다.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개학시즌인 9월 들어 36주차(3~9일) 11.3명→37주차 13.1명→38주차 17.3명→39주차 20.8명→40주차 14.6명→41주차 15.5명→42주차 18.8명으로 감소와 증가를 반복해오다 지난주 32.6명으로 일주일 새 73.4%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특히 7~18세 아동·청소년 연령층의 독감 확산 양상은 매주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0주차(10월 1~7일) 32.1명→41주차 31.9명에서 42주차 50.4명으로 늘어난 뒤 지난주인 43주차엔 86.9명으로 폭증했다. 유행 기준의 13.4배에 이르는 수치다.

13~18세 중고등학생 연령층의 상황도 비슷하다. 43주차 환자 수는 67.5명으로, 유행 기준의 10.4배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월 말 독감과 같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기 2주 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10주 동안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10월 마지막 주인 43주차엔 전주보다 16.9%가 늘어 11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지난 1일부터 시작한 12세 이상 65세 미만 대상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처참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7일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65세 이상이 26.7%, 18~64세는 0.9%, 12~17세는 0.1%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연령층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지난달 19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 접종 일주일 만에 접종자가 106만명에 육박해, 지난해 대비 4배에 달하는 접종률을 기록했다.

10월19일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하지만 1일부터 12세 이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이 확대된 후 12세 이상~65세 미만 접종자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29만4861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감 백신 접종도 마찬가지다. 질병청에 따르면 무료 접종 대상인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의 경우 지난해 11월 2일까지 51.8%의 접종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 접종률은 47.5%에 그쳤다.

임신부와 65세 이상 고령층을 포함해도 올해 접종률은 62.5%로, 지난해 동기간(64.9%)보다 낮았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과 보건당국은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송준영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되면 단독 감염된 경우에 비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해야 하는 중증 위험도가 2.3배, 중환자실 입원 비율이 2.1배 증가한다. 특히 A형 독감과 동시에 감염되면 중증도가 더욱 높아진다.

김정한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은 후 발생하곤 하는 고열과 몸살 때문에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정상적인 면역 작용이므로 기피하지 말고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종 후 몸살 등은 치료 없이도 2~3일 후 자연스럽게 회복되는데, 해열진통제 등을 구비해 복용하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적정량의 해열제를 복용하고도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거나 몸살, 근육통 등이 너무 심할 경우 다른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모든 백신과 약은 이상 반응이 없을 수 없는데, 제약사 등도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며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에서도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고 면역 간섭이 없고 안전한 접종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으니 꼭 동시 접종을 해 '트윈데믹'은 물론 중증·사망 위험도를 낮추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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