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편입' 암초 만난 기후동행카드…내년1월 서울 단독 시행 가닥

양희동 2023. 11.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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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포 편입 추진에 김동연·유정복 한목소리 '비판'
오세훈 등 수도권 3개 지자체장 오는 16일 서울 회동
내년 7월 K패스와 동시 시행으로 지자체별 셈법 복잡
시스템 구축 시간 필요해 내년1월 참여 사실상 불가능

[이데일리 양희동 이종일 황영민 기자]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이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기후동행카드’의 수도권 확대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포 편입 논란에 대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나쁜 정치”라고 비판했고, 오세훈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마저 “정치쇼”라며 각을 세우고 나섰다. 이로인해 내년 1월 시범사업은 서울시가 단독 시행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만나 김포 편입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 수도권 협의체 통해 참여 지속 설득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과 김동연 지사, 유정복 시장 등은 오는 16일 서울에서 만나 3자 회동을 갖고, 기후동행카드와 경기도가 추진하는 ‘더(The) 경기패스’ 등 교통카드 정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김포 편입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3자 회동은 앞서 지난달 23일 김 지사 장모상 빈소에서 3명의 지자체장이 만나 합의한 사항으로 당시엔 김포 편입 논란이 본격화되기 전이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내년도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하면서 월 6만 5000원짜리 무제한 교통카드인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 예산 401억원을 포함시켰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권역 내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과 공공자전거인 ‘따릉이’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11일 기후동행카드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경기·인천 등 수도권 확대를 자신해왔다. 내년 1~5월 시범 운영 이후 보완을 거쳐 내년 7월부터 본격 시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이어 같은달 26일 1차 수도권 협의체(국장급) 회의를 열어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논의를 약속한 바 있다.

서울시는 경기도와 인천시가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에 대한 손실금 예측이 필요한 만큼,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단 입장도 전했다. 그러나 김포의 서울 편입이란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나면서 기후동행카드 관련 협의는 당분간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 협의체 국장급 회의를 2차까지 진행했지만 아직 구체화 시킬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며 “경기·인천 등이 참여하려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1월 시범사업부터 함께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가 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4년도 본예산 브리핑’에서 김포 편입 논란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기후동행카드, 서울시 자체사업”·인천 “검토 용역 중”

경기도는 김포 편입 논란 이전부터 김동연 지사가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시작할 마일리지 적립형 교통카드인 ‘K패스’를 개선한 ‘더 경기패스’ 추진을 발표, 기후동행카드 동참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더 경기패스는 K패스의 월 21회 이상(60회 한도) 대중교통 이용시 매달 교통비 20% 환급에서 더 나아가, 경기도민에게 60회 한도를 무제한으로 확대한 방식이다. 또 30% 환급대상인 청년 기준도 만 19~34세에서 만 19~39세로 확대하는 등 지원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김 지사는 김포 편입 논란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 3일엔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한마디로 서울 확장이고 지방 죽이기”라며 “선거용 게리멘더링이며 참 나쁜 정치, 이건 정책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경기도의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경기·인천 3곳의 교통국장이 어제(7일) 만나 지하철 15분내 재승차와 수도권 교통 현안 전반에 대한 논의를 했다”면서도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자체사업, 더 경기패스는 경기도 자체사업으로 별도로 봐야하지만, 수도권 통합 적용 교통정책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얘기들이 많아서 그 부분도 어떤 방법이 있을지 논의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시장이 있는 인천시의 기류도 심상치 않다.

당초 서울시는 인천 대중교통이 서울과 같은 준공영제로 운영 중이라, 내년 1월 시범사업부터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유 시장이 김포 편입 논란에 대해 “실현 가능성없는 정치쇼를 멈춰야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혀, 기후동행카드 동참 여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달 인천연구원에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 정책 검토’ 용역을 의뢰했고 다음달 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기후동행카드 참여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며 “용역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인 검토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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