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제약사 항암제 美FDA 첫 허가…다음 도전자는 누구?

황재희 기자 2023. 11.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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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FDA 허가 심사 중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과의 병용요법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최근 중국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항암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HLB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관문억제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FDA에 허가 신청을 한 HLB의 간암(간세포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미국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중국 준시 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개발한 PD-1 항체치료제인 ‘록토르지’(Loqtorzi)가 비인두암에 대해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FDA에서 승인을 받았다. 이는 중국기업으로서 최초로 미 FDA에서 허가된 면역관문억제제이다.

이 약물이 미국 문턱을 넘자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동안 중국 의약품은 미국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립 상태였던 미중 관계에 따라 의약품 허가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HLB의 리보세라닙도 재조명받고 있다.

리보세라닙 글로벌 특허권을 보유한 HLB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했다.

리보세라닙은 혈관 내피 성장인자 수용체(VEGFR-2)를 억제해 암의 성장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 암을 사멸하는 TKI(티로신키나제 억제제) 계열 경구용 약물이다.

13개국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전체생존기간(mOS)이 22.1개월로, 대조군인 간암치료제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의 15.2개월보다 7개월 가량 늘었다. 환자의 종양 크기가 더 나빠지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mPFS)은 5.6개월, 소라페닙 3.7개월이었고, 사전에 정의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정의된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인 객관적반응률(ORR)은 리보세라닙 25.4%, 소라페닙 5.9%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FDA로부터 승인받은 간암 1차 치료제는 바이엘의 넥사바, 에자이 ‘렌비마’, 로슈의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 아스트라제네카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 등이다.

HLB에 따르면 간암은 3가지 요인(C형간염·비바이러스성 요인·알코올성)에 의해 발병하는데, 표준치료제인 티센트릭·아바스틴, 임핀지·이뮤도는 간암 발병 원인에 따라 일부 환자군에서는 효과가 없는 반면,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발병 원인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서 약효를 보였다.

또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은 2020년 허가 받은 ‘티쎈트릭·아바스틴’이 현재 전체시장의 70%를 차지하며 압도적 처방율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국제간암협회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리얼 월드 데이터에 따르면 미흡한 약효와 여러 부작용으로 12개월 내 77%의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리보세라닙의 경쟁력이 더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리보세라닙도 허들은 있다. 앞서 리보세라닙은 높은 부작용 발생률과 한정된 임상참여 인종 등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 투여 환자의 80.5%가 3등급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했는데, 이는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에서 보고된 43%와 비교해 높은 수치다.

또 임상 3상 참여자의 경우아시아인이 전체 83%에 달했다. 이는 다양한 인종이 포함된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원하는 FDA의 기조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HLB 측은 주요 부작용이 고혈압과 높은 간 수치, 수족 증후군 등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되며, 임상 참여 역시 FDA와의 협의에 따라 서양인(17%)의 비중을 충분히 포함한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HLB는 최근 FDA의 본심사 중간리뷰도 별다른 이슈 없이 마무리 됐다며 리보세라닙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엘레바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FDA로부터 중간리뷰 미팅 결과를 통보 받았는데, FDA로부터 특이할 만한 이슈 제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FDA는 신약 승인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청문회인 ‘Advisory Committee Meeting’(자문단 미팅)을 특별히 개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비용부담법(PDUFA)에 따라 내년 5월 16일 전까지는 리보세라닙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HLB는 리보세라닙 허가를 대비한 준비에 한창이다. 향후 미국에서 리보세라닙을 직접 판매하기 위해 16개 주에서는 이미 의약품 판매면허를 확보한 상태다.

한편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간암 환자수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이중 약 80만명이 사망해 3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다. 간암치료제 시장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4조원 규모의 간암치료제 시장은 2030년 1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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