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증권가 내부통제 실패, 부메랑으로…

김은령 기자 2023. 11. 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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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감독당국은 불공정영업행위에 대해 내부통제 실패 책임을 CEO에 지우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로 CEO를 명시하고 대형 금융사고나 조직적인 비위 발생시 CEO까지 처벌할 수 있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추진중이다.

아무리 철저한 내부통제여도 모든 불공정행위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동안 반복되어 온 사건사고 속에 업계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노력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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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증권업계에 압수수색이 이렇게 잦을 때가 있었나 싶네요"

금융투자업계가 각종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 없다. 올 상반기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으로 업계가 발칵 뒤집힌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증권사 임직원들의 횡령 건들이 잇따라 발생했고 영풍제지 주가조작까지 터지며 내부통제 리스크가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라임펀드 재조사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의혹, 채권 돌려막기 관행 관련 금융감독원 검사 등도 뒤숭숭한 분위기 조성을 보탰다.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캥커(PB)는 10여년간 고객 재산을 관리하며 수익률을 속여 편취해 적발됐고 한국투자증권 직원은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1000억원 대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혐의로 압수수색 등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이화그룹 거래 정지 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도와 직무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취득한 혐의 등을 받는다.

올해 두차례나 대형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리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키움증권도 마찬가지다. 잇따른 사건사고로 실적 위주, 성과 주의에 밀려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패한 내부통제는 경영 위기로까지 이어진다. 키움증권의 경우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으로 CFD(차액결제거래) 충당금 부담에 이어 영풍제지 건으로 미수금 4333억원의 손실을 떠안을 상황에 몰렸다. CEO(최고경영자) 거취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형 성장, 실적 회복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은 황현순 대표는 최근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주가조작 건에 대한 책임과 쇄신의 의미가 부여됐다. 아울러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초대형IB(기업금융) 진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키움증권 외에도 대표 교체설이 나오는 증권사들도 크고 작은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경우가 많다. 라임, 옵티머스 판매사 확정 제재를 앞둔 KB증권, NH투자증권들은 제재 결과에 따라 대표 연임이 불가해질 수도 있다. 감독당국은 불공정영업행위에 대해 내부통제 실패 책임을 CEO에 지우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잇따른 금융사고와 관련해 "국민들이 수용할 수 없는 실패는 금융회사 CEO나 최고위층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로 CEO를 명시하고 대형 금융사고나 조직적인 비위 발생시 CEO까지 처벌할 수 있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추진중이다.

증권사들은 의도적인 주가조작 세력들의 범죄를 미리 막기엔 한계가 있고 임직원 횡령 역시 개별 직원들의 일탈임을 강조한다. 아무리 철저한 내부통제여도 모든 불공정행위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동안 반복되어 온 사건사고 속에 업계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노력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업계에서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다. 시스템의 틈새는 없는지, 리스크 관리 체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기본부터 점검해야 한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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