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새 단장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 [최진석의 실리콘밸리 스토리]

최진석 2023. 11. 9.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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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선생 AI와 대화 가능"
‘최진석의 실리콘밸리 스토리’는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등 주변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지역 경제와 산업 동향, 사람 사는 따뜻한 이야기 등 현지에서 주목하는 이슈들을 깊이 있게 살펴볼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 헤이즈 밸리에 있는 한인회관에서 7일(현지시간)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지은 지 100년이 넘어 노후화가 심각했던 한인회관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입니다. 198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입한 한인회관은 앞으로 한인 2~4세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접할 수 있는 젊은 공간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거주하는 한인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와도 활발하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김한일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리모델링 공사 진척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현재 내·외관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내부에 강당과 역사관에 대형 스크린도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이제 회의실, 역사관, 강당 등에 들어갈 테이블과 의자 등 집기류를 배치하는 일과 독립운동가들의 동상 등을 설치하는 일이 남아있습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공사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 안전사고 우려가 나올 정도로 노후화된 건물이 새로 태어났습니다. 기존에 유대인 사원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건물 구조가 폐쇄형이었는데, 이번에 개방형으로 변경했습니다. 곳곳에 있던 벽을 없애 공간 활용도도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내·외관 정비도 깔끔하게 해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로부터 “한인회관 덕분에 헤이즈밸리가 업그레이드됐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2개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멋진 스크린 월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된 점에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한인회관에는 고가의 스크린과 다양한 AI 콘텐츠가 들어오는 만큼 보안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내부에 총 23개의 카메라를 설치했고, 42개의 센서가 있어 무단 침입자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한인회관에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A.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와 노인회가 사무실을 운영하게 됩니다. 대강당에선 다양한 행사를 치를 수 있습니다. 기업과 단체의 네트워킹 행사는 물론 결혼식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문의가 온 적도 있습니다. 역사관에선 도산 안창호 선생 등 샌프란시스코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소개 자료와 한인 이민의 역사 등을 볼 수 있도록 꾸밀 예정입니다. 이외에 오피스룸이 2개가 있는데 이건 기업이나 단체의 사무실 용도로 임대를 줄 예정입니다. 임대료는 한인회관 운영비용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역사관에 도산 안창호 선생과 대화할 수 있는 AI 시스템이 들어서는 건가요.
A. 네 맞습니다. 이미 개발은 완료했고 설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과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영어와 한국어 모두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안창호 선생의 철학과 정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젊은이들이 흥미롭게 역사를 공부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과 함께 콘텐츠를 개발했습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리모델링에 투입된 예산은 얼마인가요?
A. 당초 250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하고 시작했는데, 공사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300만달러에서 현재 400만달러까지 올라왔습니다. 대형 스크린 설치, AI 시스템 도입 등 비교적 큰 투자를 하면서 비용이 상승했습니다. 건물을 100년 만에 리모델링하는 것이고, 1987년 한인회가 이 건물을 매입한 지도 40년이 다 되어 갑니다. 한 번 할 때 정성을 다해서, 앞으로 수십 년 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판단했습니다.

김진덕‧정경식 재단에서 100만달러, 재외동포청에서 50만달러를 각각 기부했고. 교민 여러분들의 힘으로 모은 210만달러까지 합쳐서 총 360만달러 정도를 모았습니다. 한인회관이 보다 완성도 높게,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업과 단체 등에 기부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한인회관 활성화 방안도 있으신가요.
A. 이 건물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뿐만 아니라 북가주에 있는 모든 한인이 주인입니다. 모두의 공간입니다. 한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사람들도 와서 한국과 한인 이주의 역사를 알기를 바랍니다.

예를 들어 케빈 박 산타클라라 부시장의 소개로 샌프란시스코를 연고로 한 미식축구팀 49ers로부터 5000달러를 기부받기도 했습니다. 오프시즌에 49ers 선수들이 한인회관에서 와서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도 추진 중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커뮤니티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인의 자긍심도 키울 수 있는 한인회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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