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에요, 제품이에요?”… 디자인 브랜드 만난 가전제품의 변신
伊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와도 협업
LG, TV-공기청정기 ‘모오이 에디션’
밀라노서 선보인 뒤 10월 국내 출시
“작품이에요, 제품이에요?” 최근 가전업계가 선보이는 신제품들을 보면 이런 질문이 절로 나오게 된다. 냉장고, 세탁기가 예술 작품을 입고 유명 디자인 전시회에 등장하는 게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가전테리어’(가전+인테리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1인 가구와 프리미엄 수요 증가로 가전제품이 단순한 기능을 넘어 ‘나’를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우헌 갤러리에는 디지털 그래픽으로 바다를 표현한 병풍 작품과 비스포크 냉장고 인피니트 라인, 블랙 원목으로 뒤주를 형상화한 작품과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의 인덕션·식기세척기가 ‘전시’됐다.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스툴 형태의 소반, 디지털 아트를 접목한 아크릴 캐비닛 등 슈퍼포지션의 작품들도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과 어우러져 배치됐다.
삼성전자가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사례는 적지 않다. 올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위크’ 기간 장외 전시에서 현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토일렛페이퍼’와 협업한 비스포크 냉장고가 화제가 됐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토일렛페이퍼 공동 창립자는 이 프로젝트를 두고 “토일렛페이퍼의 디자인이 꼭 잡지나 디자인 스튜디오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주방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양 사가 협력한 작품 중 올레드 TV 포제,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에어로퍼니처 등 2종을 엄선해 모오이 에디션을 지난달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했다. 이 중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 모오이 에디션’은 옆에서 보면 패널과 본체가 U자를 그리는 곡선 디자인이 돋보이는 라이프스타일 TV다. 화면 아래와 뒷면 패브릭에 모오이의 디자인을 더했다. 가구형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에어로퍼니처’의 상단 테이블에도 모오이 디자인을 적용했다.
제품 종류에 따라 MZ세대를 겨냥한 스트리트 패션 디자인 업계와 ‘콜라보’를 하기도 한다. LG전자는 올 초 ‘CES 2023’에서 세계적인 스트리트 패션 디자이너 제프 스테이플과 협업해 신발 관리 솔루션 ‘스타일러 슈케이스’에 한정판 신발을 넣은 ‘크리에이터 룸’ 전시관을 선보였다. 전시관에는 LG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뿐만 아니라 스테이플이 디자인한 피규어, 소품 등도 함께 전시돼 젊은층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1인 가구 증가 및 MZ 고객층의 개성 중시 트렌드에 따라 인테리어 요소로서 가전의 역할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빅데이터 콘텐츠 플랫폼 KPR 인사이트 트리는 ‘소비자의 가전제품 구매 요인’ 관련 최근 53만 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디자인과 인테리어’ 유형의 연관어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는 “개인화된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면서 가전제품도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특화된 기능과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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