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해운대구청 이전 앞두고 현 청사 활용 논의

김화영 기자 2023. 11. 9. 0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운대구, 부지 4개 활용 방안 발표
복합문화공간-주차시설 등 제시돼
“권역별 4차례 이상 주민포럼 열 것”
3일 부산 해운대구 호텔 신라스테이 해운대에서 2026년 새 청사로 이전하고 남게 될 부산 해운대구 현 청사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000석 규모의 콘서트홀로 만듭시다.” “주차시설 건축이 더 필요해요.”

2026년 새 청사로 이전하고 남게 될 부산 해운대구의 현재 청사는 어떻게 활용될까.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모으는 ‘해운대구 청사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주민 열린 포럼’이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호텔 신라스테이 해운대 3층 연회장에서 열렸다. 해운대구가 전국 아이디어 공모와 시설 선호도에 관한 주민 조사 등을 통해 도출한 4개의 활용방안을 발표하고, 건축가와 예술가 등 전문가가 4개 분야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부연하는 방식으로 포럼이 진행됐다. 좌장은 전 부산시 총괄건축가인 김민수 경성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동래구에서 ‘어반브릿지’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운영 중인 이광국 대표는 여러 나라의 디지털 노마드(유목민)가 모여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 공간으로 현 청사를 활용하자고 의견을 냈다. 이 대표는 “구글과 아마존 등에서 일하는 전문가가 1년 이상 머무는 곳이 조성되면 여러 나라의 창업 전문가들이 부산으로 몰려들 것”이라며 “단순한 워케이션 공간이 아니라 해운대구 청사 일대가 글로벌 창업 생태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건축가인 김승남 에이컴퍼니 대표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상설 전시장과 북카페, 식음료점 등 상업공간을 조성하고, 건물 앞에는 공연과 이벤트가 열리는 아트리움을 만들자”고 밝히며 “관광객과 주민이 함께 ‘참 좋다’고 느끼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김원명 경성대 음악학부 교수는 “좌동의 현 해운대문화회관은 낡고 위험하며 협소해 10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만드는 것을 검토해 볼 만하다”는 의견을 냈다. 교통 전문가인 최양원 영산대 교수는 심각한 일대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복합주차시설을 건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전체 공간의 70%는 주차장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체육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120여 명의 포럼 참석 주민은 손을 들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둔 신청철 부산시의원은 “부산의 문화예술 관련 시설이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밤낮으로 공연을 하는 시설을 만든다면 근처 아파트 주민은 소음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청사 주변에서 40년 살았다는 한 주민은 “방음만 잘된다면 문화예술 시설을 짓는 것을 찬성한다”며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침체한 상권에 활기가 돌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하를 깊게 파서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은 비워 두자”고 밝힌 뒤 “공터는 장터와 대형버스 주차장으로 우선 활용하고 20년 뒤 미래 세대에게 공간 활용 방안을 선택할 수 있게 기회를 주자”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장영국 해운대 구남로 상인회장은 “3년 후 청사가 이전하고 나면 상권 쇠락으로 주변 상인은 큰 고통을 받게 되는 만큼 더 자주 이런 포럼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화 해운대구 신청사건립추진단장은 “내년에 권역별로 4차례 이상의 주민 포럼을 열 예정이다.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져야 최종 활용방안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청사는 해운대구 중동의 약 8600㎡(약 2600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세워졌다. 1981년 지어진 청사에 사무공간과 주민 편의시설, 주차 공간 등이 부족해 민원인이 불편을 겪고 직원의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해운대구는 재송동의 해운대구 문화복합센터 부지에 총 1741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신청사를 2026년 12월까지 건립한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