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도 화도 내는 두나…수지로는 못했던 일탈 보여주고 싶었죠”
- 돌연 은퇴 선언한 아이돌 스타와
- 평범한 대학생 간의 로맨스 그려
- “감정기복 심한 두나 너무 이해돼
- 상징 ‘히메컷’ 헤어 직접 낸 의견
- 몸 굳어 춤 못 출까 걱정 컸었죠”
K-팝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아이돌 그룹 출신 스타와 평범한 대학생의 로맨스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는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았다. 특히 원작인 동명 웹툰이 한국어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등 8개 언어로 연재되며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주인공 두나 역을 누가 맡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리고 실제 걸그룹 미쓰에이 출신으로 정상의 아이돌 그룹 멤버였으며,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보인 수지는 안성맞춤이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수지는 “두나가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한 인물인데, 두나만의 감정 표현 방법이 마음에 쓰이면서도 잘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두나 역에 욕심을 가진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사실 두나의 그 성격 자체는 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데, 저는 이해가 너무 잘 갔다”고 아이돌 출신이어서 캐릭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음을 전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사랑의 불시착’ 등을 만든 이정효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두나!’는 걸그룹 드림스윗 출신의 두나(수지)와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만나며 느끼게 되는 설렘과 끌림, 힐링을 그렸다. 수지는 최정상 아이돌로서 부담과 멤버들의 질투로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조용히 사는 두나 역을 맡았다. ‘이두나!’는 지난달 10일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전 세계 비영어권 TV 부문 3위에 오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해서 두나를 연기하는 것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쓰에이의 수지가 아닌 드림스윗의 두나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그녀는 “원작 웹툰을 봤을 때 두나만의 묘한 분위기와 독특함이 있어 도전정신이 들었다. 또 두나는 짜증도 내고 화도 낸다. 평소 연예인 수지는 이런 모습을 보여줄 자리가 없었는데, 제게도 예민하고 짜증 나는 표정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외적인 스타일링 또한 직접 아이디어를 내며 두나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히 두나를 상징하는 히메컷 헤어스타일은 수지의 의견이 반영됐다. 그녀는 “이 감독님은 앞머리 없는 긴 머리가 좋겠다고 했다. 반면 제 생각에는 앞머리가 없으면 두나의 센 느낌보다 수지의 청순한 느낌이 날 것 같았다. 실제로 수지가 평소에도 많이 한 스타일이지 않나. 그래서 웹툰의 풀뱅 스타일을 살리되 엉뚱한 느낌이 날 수 있게 앞머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또 눈 밑에 있던 연한 점을 더욱 선명하게 살렸고, 의상에 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덕분에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두나의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수지는 “많은 분이 (두나 모습이) 화보라고 해주는데, 그럴 수 있었던 건 제 노력보다도 촬영팀, 조명팀 등 수많은 스태프께서 절 예쁘게 찍어주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보라는 평가를 들을 때마다 스태프들이 행복하게 느꼈으면 좋겠다”며 고마워했다.
물론 아이돌 출신의 수지가 더욱 빛났던 장면도 있다. 드림스윗이 공연을 펼칠 때였다. 드림스윗은 수지를 비롯해 특별출연한 배우 고아성, 댄스크루 라치카 멤버 리안과 시미즈, 가수 자넷서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이었다. 이들 무대는 실제 공연인 ‘2022 K-CON Japan’에서 비공개로 촬영됐다.
멤버들은 실제처럼 공연 준비를 했다. 수지는 “처음에는 ‘몸이 굳었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연습하면서 그런 것보다 우리 5명이 합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며 “무대에 같이 설 때는 진짜 드림스윗으로 움직여야했기 때문에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다섯 멤버 중 고아성은 아이돌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마치 아이돌처럼 보였다. 수지는 고아성에 대해 “언니의 눈빛을 보면 되게 뭔가 확 사로잡는 것이 있었고, 정말 많이 노력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감탄했다”고 칭찬했다.
로맨스 드라마답게 원준 역할 양세종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했다. 특히 아이돌 스타와 평범한 대학생의 만남이라 특별함이 있었다. 수지는 “만일 원준이 의도적으로 두나에게 접근한다면 경계심이 있었을 텐데,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다른 로맨스와 차이점이라고 생각했다”며 “양세종 씨는 원준, 저는 두나가 돼 있는 상태에서 촬영했다. 화가 잘 통해서 편했다”고 양세종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데뷔 14년 차인 수지는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다. 차기작은 김은숙 작가의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로,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호흡을 맞춘 김우빈과 재회한다. 그녀는 “저에게 온 작품은 너무 소중하고, 항상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임한다. 그러면 더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다”며 “그런 마음가짐이라는 것이지 은퇴를 생각하는 건 아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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