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누비며 안전 확인… “순찰차 등 지원 있었으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런 구석을 잘 봐야 합니다. 애들(미성년자) 술판이 벌어지거든요."
6일 오후 10시 대전 중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유성철 대전 중구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48)이 오른손에 쥔 손전등을 바삐 움직였다.
그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현장 경험을 쌓고 싶어서 지원했다"면서 "책에 나오지 않는 귀중한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개 연합대, 대원 1760명 활동
후미진 곳 등 주민 내공으로 순찰
지원 부족해 회비 걷어 장비 마련
6일 오후 10시 대전 중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유성철 대전 중구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48)이 오른손에 쥔 손전등을 바삐 움직였다. 하얀 불빛으로 까만 어둠을 거둬낸 곳은 건물 뒤쪽이나 운동장 끄트머리였다. 유 대장은 “저 같은 동네 주민만 알 수 있는 후미진 곳이 있다”며 “최근에도 술 마시던 아이 대여섯 명을 타일러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로 31년 차 자율방범대원이다. 7년 전부터 대전시 자율방범연합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오후 7시부터 4시간 동안 그와 함께 중구 지역 방범대원 순찰을 동행했다.
● 경찰 지망생부터 숙련 대원까지
대전에는 6개(중구, 동부, 서부, 둔산, 대덕, 유성)연합대 아래 113개 방범지대가 있다. 경찰로 치면 연합대는 경찰서, 방범지대는 지구대다. 대원은 모두 1760여 명이다. 지대별로 일주일에 이틀씩, 2시간 안팎으로 순찰한다.
강풍 특보에 비까지 내리면서 기온은 영상 10도 밑으로 뚝 떨어졌다. 전날 대전지역 최저기온은 영상 16.4도였다. 매서운 날씨로 인적은 뜸했지만, 고샅길까지 살폈다. 김옥자 태평2동 방범대장(70)은 “동네 구석구석을 확인하는 게 우리 일”이라며 “혼자는 무섭지만 뭉치면 강해진다”고 말했다. 태평1동 지대에는 23일 경찰 시험 2차 관문(면접·체력검사)을 앞둔 김도연 대원(25·여)도 있다. 그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현장 경험을 쌓고 싶어서 지원했다”면서 “책에 나오지 않는 귀중한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 ‘내돈내산’ 장비 마련 순찰차는 없어
2일 대전시청에서는 ‘대전시 자율방범연합회 출범식’이 열렸다. 자율방범대는 4월 27일에 자율방범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법정단체로 지정됐다. 해당법 제14조(경비 등의 지원)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예산 범위 내에서 자율방범대 운영 등에 쓰이는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지원금 규모는 지자체 곳간 사정에 따라 널뛴다. 지원이 적은 지역 대원들은 활동할 때 개인 돈을 쓰기도 한다.
최근 대전지역 일부 대원들은 어깨에 붙이는 경광등(4만5000원)을 사려고 회비를 걷기도 했다. 보급품이 대원 수에 턱없이 모자란 5개만 나왔기 때문이다. A 대원은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 해가며 동네를 지키고 있다. 일부 대원들은 지원이 풍족한 의용소방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는 화재 현장에 나가면 수당(시급 1만2610원)을 받는데 자율방범대원은 금전적 보상이 따로 없다.
대전은 자율방범대원용 순찰차도 없다. 걸어서 순찰하기에는 외곽 같은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대원들은 자기 차를 몰고 외곽 순찰을 할 때도 있다. 근처 충남과 세종에는 순찰차 250대, 16대가 각각 있다. 모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차량까지 지원하기에는 예산이 벅찬 상황”이라며 “법정단체가 되면서 바뀐 복장부터 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정용·소상공인 전기요금 동결…대-중견기업만 인상
- 대법원장 후보자에 ‘미스터 소수의견’ 조희대 前대법관
- 서울지하철 9~10일 시한부 파업… 노사협상 결렬
- 인천공항서 쓰러진 日 시장… 법무부 직원이 살렸다
- ‘탈주범’ 김길수가 집주인…전세보증금 5억5000만원 안 돌려줬다
- ‘이준석 신당론’에 갑론을박…금태섭 “조만간 만날 것” 인요한 “돌아와 중책 맡아주길”
- 당신의 혈당이 걱정되시나요?
- 尹 “한-이탈리아, 北 비핵화·인권 개선에 긴밀히 협력”
- 윤 대통령·기시다 日총리 , 17일 미국 스탠퍼드大 강연 조율 중
- 인도, 美 넘고 스마트폰 시장 2위로… 삼성전자 “인도 시장 1위”에 사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