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억 계약서 위조, 700억 펀드 사기… 금융사들 줄줄이 사고
금융회사의 내부 통제 부실, 위험 관리 실패에 따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월 2800억원대 대출 계약서를 위조해 미국의 한 바이오 연료 시설 개발 업체에 보낸 투자개발본부 A 팀장을 면직 처분했다. 이 업체가 미래에셋증권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이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달엔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뱅커(PB) B씨가 수익률 10%를 보장하는 펀드라고 피해자들을 속여 734억원을 받아낸 혐의로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키움증권도 올해 잇따라 논란이 됐다. 지난 4월 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 때 키움증권을 계열사로 둔 다우키움그룹의 김익래 전 회장이 주가 폭락 직전 다우데이터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하자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지난달 영풍제지 시세 조종에 쓴 100여 계좌 중 상당수가 키움증권 계좌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IB) 본부 임직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로 사적 이익을 얻은 혐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화전기 거래 정지 직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처분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에선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평가 손실 962억원이 뒤늦게 회계에 반영되는 일도 있었다. 금융 당국은 고의로 회계 오류를 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뢰가 중요한 금융회사에서 사건·사고가 계속 이어지는 건 치명적”이라면서 “이중·삼중 내부 통제 절차를 마련하고, 감독 당국도 관리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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