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달동네… “집에 대한 한국사회 고민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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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소설을 총 3곳의 집에서 썼어요. 재개발, 계약 기간 만료로 집을 옮겨 다니며 쓰다 보니 자연스레 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세 번째 소설집 '축복을 비는 마음'(문학과지성사·사진)을 1일 펴낸 김혜진 소설가(40)는 7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보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갈지를 고민하는 마음을 다룬 '자전거와 세계', 지친 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사랑하는 미래'처럼 집을 간접적으로만 다룬 작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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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관한 8편의 단편소설 묶어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젊은작가상, 김유정문학상을 받은 그는 신간에서 집과 관련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단편 ‘산무동 320-1번지’는 세입자에게 월세를 내라고 집주인 대신 독촉하는 관리인을 그린다. ‘20세기 아이’는 어린아이의 눈으로 재개발을 앞둔 쇠락한 동네의 현실을 바라본다. ‘이남터미널’은 빌라 투자를 위해 달동네를 돌아다니는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집을 소유하려는 욕망에 대해 묻는다.
집을 소유한 이도 굴레에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목화맨션’은 집주인 만옥과 세입자 순미의 이야기지만 둘을 갑을관계로 그리지 않는다. 남편이 아프고 빚에 허덕인다며 순미에게 세를 빼지 말라고 통곡하는 만옥의 속사정을 전할 뿐이다. “개발이고 뭐고 이제는 진짜 신물이 나요. 평생 그 말 쫓아다니다가 나도 우리 아저씨도 다 굶어 죽게 생겼어.”(만옥)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엄마들의 독서 모임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애’, 집 청소하는 노동자의 애환을 전한 ‘축복을 비는 마음’에선 집과 동네에 얽힌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지금보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갈지를 고민하는 마음을 다룬 ‘자전거와 세계’, 지친 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사랑하는 미래’처럼 집을 간접적으로만 다룬 작품도 있다. 신작 표지는 다세대 빌라가 늘어선 달동네 하늘에 폭죽이 터지는 그림이다. 김 소설가는 “절망보단 집이 더 나은 공간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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