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47] Doesn’t everything die at last and too soon?
“모두가 진부한 인생에 굴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we’re supposed to just nod along like it’s normal that everyone’s surrendered to a banal existence).” 다이애나 나이애드는 오늘도 절친한 친구 보니 스톨에게 이렇게 투덜댄다. 이제 갓 환갑이 된 두 사람, 보니는 아직도 청춘처럼 시도 때도 없이 이런 얘길 하는 다이애나가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론 귀찮다. 보니가 쏘아붙인다. “예순 살 돼서 그래(Is this about 60)?” 하필 내일이 그레이스의 60번째 생일이다.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NYAD∙2023∙사진)’는 장거리 수영 선수 그레이스 나이애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레이스는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대에 쿠바에서 플로리다 종단에 도전하지만 60시간 동안 자지도 않고 휴식도 없이 상어, 독해파리, 격류와 싸우며 170km를 수영하기는 전문가들 의견처럼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번번이 도전에 실패한 그레이스는 장거리 수영을 그만둔다. 수영과 도전을 잊고 산 지 40년, 스포츠 캐스터가 된 그레이스는 어머니 유품 중에서 메리 올리버의 시집을 발견한다. “말해 보아라, 격정적이고 귀중하며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쓸 생각인가(Tell me, what is it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그레이스는 어머니가 접어둔 페이지에서 발견한 이 구절에 마음이 동하기 시작한다.
20대에도 성공 못 한 도전을 60대에 할 수 있을까? 그레이스는 보니의 만류에도 도전을 준비하고 결국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 종단을 시작한다. 그는 한 번뿐인 귀중한 삶을 어떻게 써야 할지 결정했다. 물에 들어가는 그레이스의 귓전에 메리 올리버의 시구절이 맴돈다. “결국엔 모든 것이 이르게 죽지 않는가(Doesn’t everything die at last and too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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