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一石二鳥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11.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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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안성준 九단 / 黑 양딩신 九단

<제15보>(216~234)=신진서 아성이 47개월째 요지부동인 한국과 달리 중국 1인자 싸움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장기 집권’해온 커제가 두 달째 구쯔하오에게 정상을 내준 채 2위로 밀려나 있고, 3위 양딩신이 정상 지척까지 접근했다. 연초 1위에 올랐던 리쉬안하오(4위)도 정상 재탈환을 노린다. 19세 왕싱하오는 8위로 도약, 권좌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 판의 마지막 장면이 펼쳐진다. 215로 끊어 조였을 때 216의 마늘모가 정확한 수. 우변과 우하귀 등 두 곳의 백 대마를 모두 살리는, 글자 그대로 일석이조(一石二鳥)다. 216으론 참고도 1에 두기 쉽지만 10까지 한순간에 망한다. 228까지 외길 코스. 똑같은 좌표에 착지했어도 수순이 어긋나면 소용없음을 재확인한다.

백이 승리를 향한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지만 좌변 229 젖힘 때도 주의를 요한다. 승리감에 취해 자칫 231 자리에 두었다간 흑에게 230으로 찔려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233으로 넘은 수가 크지만 234도 그에 못지않아 더 이상 사고 날 곳도 없다. 이 바둑은 무려 270수까지 이어져 백 불계승으로 끝났지만 235 이후 수순은 두어본 것에 불과해 생략한다. 장장 6시간 37분이 소요된 혈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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