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데 공매도 금지·빈대 호재까지… 제약株 날았다

김효인 기자 2023. 11.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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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대규모 신약수출 소식에 매출 ‘1조 클럽’ 기업도 속속 출현

지난 6일 최대 1조7000억원 규모의 신약 물질 수출 계약 소식을 알린 종근당 주가가 8일까지 3일 만에 27.5% 상승했다. 바이오업계 양강인 셀트리온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최근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내내 주춤했던 제약바이오주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별 기업의 성과 이외에 공매도 금지 조치, 빈대 확산 등이 예상 밖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픽=김성규

◇탄탄한 실적으로 날개 단 제약주

종근당의 주가는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대형 제약사)인 노바티스와의 신약 후보 물질 CKD-510의 기술 이전 계약 체결 소식을 알린 지난 6일 전일 대비 26.11%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3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회사 주가는 8일 상승세로 시작해 장 마감 직전 등락을 반복하다 전일과 같은 12만9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신영증권 등은 지난 7일 리포트를 통해 종근당 목표주가를 일제히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총 계약 금액 중 계약금 8000만달러(약 1061억원)는 4분기 실적에 일시 반영될 것”이라며 “신제품 매출 성장과 연구개발(R&D) 비용 축소 등으로 개선될 수익성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주가도 각각 전일 대비 0.27%, 1.22% 상승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40억원으로 창립 이래 첫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셀트리온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23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매출은 1조7938억원으로 매출 ‘1조 클럽’ 입성을 확정지었다.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등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원을 확정하는 등 좋은 실적을 낸 점도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전반적인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이날 종근당,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1.35% 오른 1701.33를 기록했다. 구성 종목이 다른 KRX헬스케어, KRX300헬스케어, 코스닥 150헬스케어 또한 1% 안팎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6일 시작된 공매도 금지도 제약주에 호재로 분석된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업종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라며 “구성 종목 대다수가 신약 개발 기업 특성상 수급에 민감한 만큼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쌓여 주가가 부진했던 기업들의 경우 확실한 수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빈대’ 가 뜻밖의 수혜 된 제약사도

뜻밖에 빈대 확산이 호재가 된 제약사도 있다. 빈대 퇴치제·살충제 등을 만들고 유통하는 중소 규모 제약사들이다. 빈대 퇴치제 ‘모스펜스’ 제조사인 경남제약의 주가는 지난 7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8일에도 2.79% 오른 2210원으로 마감했다. 또 다른 빈대 퇴치제 ‘비오킬’ 제조사인 동성제약 주가도 이달 들어 4.9% 상승했다. 빈대 퇴치제 원료를 공급하는 국제약품 주가도 6.3% 상승했다. 경남제약의 경우 최근 5년간 적자를 기록하며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반등 폭이 더 컸다.

빈대 목격 제보가 점점 더 늘어나면서 이들 제약사의 주가는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가 빈대에 물린 경우 항히스타민제 복용을 권하면서 항히스타민제 제조 제약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미국 진출, 한미약품의 기술 이전 등 이슈로 대형 제약사들의 시총 상승에 업종 전체가 프리미엄을 받아 동반 상승한 반면 이제는 제약 업계 트렌드가 세분화되면서 개별 종목이 각각 움직이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실질적인 경제적, 사업적 성과뿐 아니라 단기적인 트렌드 관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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