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일으키는 ‘공포 기억’ 조절 신경세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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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세포가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기억저장 세포와 주변 억제성 신경세포가 맺고 있는 국소적인 시냅스를 시각화해 억제성 신경세포가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강 단장은 "흥분성 기억저장 세포에 집중한 기존 연구에서 한 단계 나아가 국소 영역에서 억제성 신경세포의 역할을 규명하고 억제성 인터뉴런을 통한 기억 조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질병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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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세포가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같은 불안장애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강봉균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학습 및 기억 연구그룹 단장 연구팀이 특정 뇌 영역에 있는 신경회로의 시냅스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기억저장 세포와 주변 억제성 신경세포가 맺고 있는 국소적인 시냅스를 시각화해 억제성 신경세포가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기존의 기억 연구들은 대부분 흥분성 신경세포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역할 중심으로, 뇌의 장거리 영역 간 연결에 집중해왔다. 인접한 신경세포 사이의 시냅스를 표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뇌의 한 영역 내에 있는 신경세포들 사이의 국소 시냅스를 표지할 수 있는 ‘LCD-eGRASP’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공포와 관련된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저외측편도체의 억제성 신경세포가 기억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밀폐된 체임버에서 생쥐에게 전기자극을 가해 공포 기억을 형성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저외측편도체의 억제성 신경세포 중 하나인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의 일부 집단이 공포 기억 형성 시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며, 기저외측편도체의 기억저장 세포들과 더 많은 시냅스를 형성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공포 기억에 활성화된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은 그렇지 않은 인터뉴런에 비해 높은 신경 흥분성을 보이며 공포 기억저장 세포의 활동을 억제했다. 공포 기억이 떠오르면 흥분성이 낮아져 공포 기억저장 세포가 활동하고 공포 기억이 회상됐다.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을 인위적으로 억제했을 땐 공포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났고, 반대로 활성화하면 공포와 관련된 불안 반응이 감소했다. 소마토스타틴 인터뉴런의 활성화 상태에 따라 공포 기억 반응이 직간접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다. 억제성 신경세포가 기억저장 세포와 조화를 이뤄 기억 회상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공포 기억은 위험한 환경을 예측하고 외부 자극에 적절히 반응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무절제하게 발현되면 PTSD와 같은 불안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절이 필요하다. 강 단장은 “흥분성 기억저장 세포에 집중한 기존 연구에서 한 단계 나아가 국소 영역에서 억제성 신경세포의 역할을 규명하고 억제성 인터뉴런을 통한 기억 조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질병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개발한 LCD-eGRASP 기술은 뇌의 한 영역 내 시냅스를 표지할 수 있다”며 “뇌의 영역 간 시냅스 표지 기술인 Dual-eGRASP 함께 신경과학 분야의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런’에 9일 온라인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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