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선수 출신 최혜미의 ‘우승 업어치기’…방출설움 딛고 새로운 LPBA 퀸 등극
팀동료 김예은에 세트스코어 4:2승
19/20시즌 프로데뷔후 첫 결승 진출에 첫 우승
성적부진으로 올 시즌 팀에서 방출되기도
“(김)예은이가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당구 구력이나 경험은 선배예요. 결승전에선 즐겨야죠.”
결승전을 앞둔 최혜미는 김예은보다 당구에서 미숙하다며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주인공은 첫 결승무대에 오른 최혜미였다.
“저를 받아준 웰컴저축銀에 보답하고 싶었다”
동호인으로 활동하다 트라이아웃을 거쳐 19/20시즌에 LPBA에 데뷔한 후 최혜미에겐 첫 결승 진출에 첫 우승이다. 반면 20/21시즌 개막전(SK렌터카배), 21/22시즌 4차전(크라운해태배)에 이어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김예은은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첫 결승 진출에 따른 긴장감때문인지 최혜미는 1세트를 4:11로 내줬다. 2세트도 공격이 썩 잘풀리지는 않았다. 공타가 많았고 하이런은 4점에 그쳤다. 그러나 상대가 더 안풀렸다. 최혜미가 11:4(15이닝)로 따내며 균형을 맞췄다.
3세트부터 조금씩 최혜미 어깨가 풀리기 시작했다. 김예은은 여전히 아슬아슬하게 빠지거나, 키스가 나는 등 불운에 시달렸다. 최혜미가 중반 이후 꾸준히 점수를 쌓으며 11이닝만에 11:5로 승리,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갔다.
5세트. 플레이가 살아난 김예은이 반격을 시도했다. 이날 경기 중 김예은이 가장 잘한 세트였다. 김예은은 초반과 중반 득점으로 9이닝까지 8:3으로 리드했다. 최혜미가 3점(10이닝)을 보탰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김예은의 11:6승. 세트스코어 3:2. 최혜미에게 솜고르는 세트였다면, 김예은에게는 반전의 발판이 된 세트였다.
그리고 마지막 6세트. 두 선수는 4이닝까지 6:5(김예은 리드)로 팽팽히 맞섰다. 승부처는 김예은의 7이닝 공격때였다. 7:7에서 김예은이 뒤돌리기로 1점을 추가하며 포지션 플레이를 노렸으나 난구배치가 나왔다. 김예은이 타임아웃까지 쓰며 투뱅크샷을 시도했지만 이게 빠지면서 결정적 찬스를 줬다. 최혜미가 손 쉬운 원뱅크샷에 이은 뒤돌리기 두 방으로 순식간에 4득점,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최혜미는 결승에 앞선 미니인터뷰에서 같은 팀(웰컴저축은행) 동료끼리 대결이라 부담없이 맘 편하게 플레이하겠다고 했다.
△1차예선(PQ)부터 올라오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는지.
=안좋게 생각하면 체력적으로 힘든데 긍정적으로 보면 64강 시드 선수보다 몸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올시즌 포함, 최근 두 시즌 부진했다.
=확실하게 공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여러 프로님한테 배웠는데 저랑 스타일이 안맞아서 습득이 안됐다. 이번 시즌 조건휘 프로에게서 3개월동안 레슨을 받았는데 그게 저랑 맞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게 컸다. 최근에는 임윤수 해설위원한테 1주일에 한번씩 두 번 배웠는데, 이번 시합에 써먹을 정도로 도움이 됐다.
=선수라면 목표는 다 우승이다. 차근차근 기본 공에 충실하면서 실수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대회 개막 이틀 전에 멘붕이 왔다. 새로 교체한 팁이 맘에 안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다행히 이상대 프로가 소해해준 공방에서 팁을 교체했는데, 그게 딱 맞았다.
△이번 대회 어려웠던 고비는.
=64강과 4강전이다. 이우경과의 64강전은 21:21로 비겼고 애버리지(0.875)도 같았다. 더블로 21점째를 치고 자리에 들어오면서 내가 하이런이 적어 진줄 알았다. 근데 이겼더라. (하이런에서 4-3) 심판한테 누가 이겼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4강전도 행운이 따랐다. 김민영이 3세트를 이길 수 있었는데 힘이 약해 뱅크샷을 놓치면서 나한테 완벽한 찬스가 왔다. 여자 선수들은 기본 공을 놓치지 않는데, 실수가 나왔다. 거기서 승기를 잡았다. 두 번이나 운이 따르며 이번 대회에 뭔가 좋은 일이 있을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중학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유도부에 있었다. 근데 체벌이 싫었다. 이렇게까지 운동하고 싶지 않아서 그만뒀다. 아빠는 원래 배드민턴 선수가 되길 바랬다. 근데 내가 요령을 피웠고 그러다가 유도를 하게 됐다.
△당구를 시작하게된 계기는.
=22살 때 친구 권유로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천안에서 막 오픈한 당구장이었다. 거기서 삼촌들이 당구치는 걸보니 재밌어 보였다. 그래서 4구부터 시작했고,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7년하면서 당구 실력을 조금씩 키웠다.
△고마운 분께 한마디 해달라.
=딸 응원하러 경기장까지 온 아빠가 제일 고맙고, 당구를 가르쳐준 조건휘 프로님, 임윤수 해설위원니께 감사드린다. 대회 직전 팁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해준 이상대 프로님과 공방 사장님도 감사하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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