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키맨'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 주가 지지부진 연임 발목 잡나
순환출자 구조 개선 '실탄' 마련 중요성 확대…신사업 안정화·주가 부 추진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키맨'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의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연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력 사업 전환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짐에 따라 실적에 대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그룹 순환출자 구조 해소와 정 회장의 안정적 승계를 위해선 현대위아의 주가 회복이 필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의 2023년 3분기 매출은 2조990억 원, 영업이익은 68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0.9%, 22.5% 개선됐다.
특히 정의선 회장의 '키맨'으로 불리는 정재욱 대표의 주도로 기존 엔진과 공작기계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동화와 로봇, 방산 부문으로 개편하고 있다. 전임 현대위아 대표이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측근이었던 김경배 대표가 HMM(옛 현대상선)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의선 회장의 오른팔 역할은 더욱 커졌다.
정 대표는 취임 초부터 정의선 회장의 전동화 전환 전략에 부응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등 신사업 부문 강화를 추진해왔다. 정 대표는 '친환경 모빌리티 부품'을 미래 사업의 핵심축으로 삼고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차 부품 시장에 진출해 친환경차용 '통합 열관리 시스템 모듈', 전기차용 냉각수 분배·공급 통합 모듈 등을 개발했다. 로봇과 자율주행 기반의 '스마트 제조·물류 통합 솔루션'도 상용화하고, 기존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셀 방식으로 바꿔 제조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다만, 정 대표의 사업 체질 개선은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최근엔 매출 증가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현대위아의 차량부품 매출에서 모듈 부문의 3분기 매출은 659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선 25.4% 늘었지만, 전분기와 비교해선 11.6% 줄었다. 부품 부문은 1조21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전분기 대비 8.3% 떨어졌다. 공작기계와 모빌리티솔루션 부문도 3분기 16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분기 대비 0.7% 줄었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현대위아의 목표주가를 8% 낮춘 8만 원으로 오히려 하향조정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진과 공작기계 중심에서 전동화와 로봇으로 산업 전환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실적의 큰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신규 사업부의 외형 규모가 기존 사업의 부진을 상쇄할 수준까지 성장해 향후엔 안정적인 실적 추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의 안정적 경영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현대위아의 주가 안정화를 이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4%, 현대차는 기아 지분 33.9%, 기아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17.3% 보유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려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려야 한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0.32%에 불과해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 7.15%을 전부 물려받아야 한다. 여기에 드는 상속세 등 세금만 최소 2조 원으로 추산되기에, 승계 자금을 확보하려면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현대위아 지분을 1.95% 들고 있는데, 주가 5만 원 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약 320억 원 수준이다. 정 회장이 현대위아 주식을 취득할 당시 가격(24만 원)으로의 지분 가치가 1300억 원임을 감안하면 1000억 원 가까이 자금이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현대위아가 코스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위아는 2014년 8월 24만3000원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코스피 입성 당시 공모가(6만5000원)보다도 낮은 5만3700원(11월 8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주가가 최고점이었던 2014년 8월 24만3000원보다 75%나 하락한 것이며, 시가총액도 6조3000억 원에서 1조6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재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연임을 하려면 안정적인 실적 추세와 더불어 주가 상승이 필수적일 것"이라며 "주가 부진도 결국은 실적 변동성이 높은 것이 반영된만큼, 남은 임기동안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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