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만 200조 한전…희망퇴직 받고 지분 팔아도 “답이 안 보인다”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3. 11. 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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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DN 지분 20% 매각
본사 조직 20% 축소 단행
서민 반발에 산업용 전기요금 만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명동의 한 건물에 전기 계량기량기가 설치 되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적자 해소를 위해 인재개발원 부지 매각, 직원 2000명 감축 계획을 핵심으로 하는 추가 자구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충우 기자]
200조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이 2001년 분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으로 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자회사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 하지만 눈덩이 적자를 감안하면 전기요금 인상도 산업용으로 한정된 반쪽자리인데다 자구안 역시 역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이 밝히고 “조직혁신과 인력 효율화, 추가 자산매각 등 특단의 자구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자구책은 지난 5월 한전이 발표한 25조7000억원 규모 자구안의 추가 조치에 해당한다.

한전은 먼저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64만㎡ 규모의 한전 인재개발원 부지를 매각할 계획이다. 인재개발원은 한전 직원의 입사부터 퇴사까지 교육을 책임지는 곳으로, 한전에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여겨진다. 지난 5월 자구안 발표 당시에도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 건물과 함께 인재개발원 부지 매각이 고려됐으나 최종 발표에서는 빠졌다.

한전은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99.3%가 자연녹지인 해당 부지의 용도변경을 추진한 뒤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부지는 연구용 원자로 해체와 154㎸의 고압 지중송전선로 이설, 대체 시설 확보 등이 선행될 필요가 있어 최종 매각까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8일 명동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앞. [이충우 기자]
한전이 지분 전부를 보유한 한전KDN의 지분 20%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전KDN은 전력산업 분야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전담하는 한전의 자회사다. 다만 한전KDN 지분 매각을 위해서는 국내 증시 상장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역시 1년 정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밖에도 한전이 지분 38%를 보유한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 사업의 지분도 전량 매각한다. 이 사업은 고정배당금이 확보돼 수익성이 양호하고 매각 제한조건이 적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가액은 500억원 수준이다.

자구책은 본사 조직 20% 축소를 골자로 한 인력 효율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현재 ‘8본부 36처’인 본사 조직을 ‘6본부 29처’로 축소하고 유사조직 통합·비핵심기능 폐지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인력 효율화를 위해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른 ‘인원 488명 감축’을 올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또 설비관리 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의 운영인력을 추가 감축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2급(부장급) 이상 간부들의 내년 임금 인상분 반납과 위로금 재원 확보 범위 내에서 희망퇴직 등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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