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의 7연승... 김주성 감독의 ‘디테일 농구’가 빛을 발한다

이영빈 기자 2023. 11. 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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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44) DB 감독은 현역 시절 영리하고 세심한 플레이로 유명했다. 205㎝ 키에도 탁월한 골 밑 위치 선정과 정확한 패스 능력으로 공수에서 만능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스크린(상대 수비수 동선을 가로막아 공격 활로를 뚫는 기술)은 반칙과 미기(美技) 사이를 절묘하게 넘나들었다. 그 디테일의 힘이 대선수 김주성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금 감독을 맡은 DB에서만 16시즌을 뛰면서 챔피언 반지 3개를 손가락에 낀 원동력이다.

/KBL

김 감독은 2019년 현역에서 은퇴하고 미국 코치 연수를 다녀온 뒤 2020년부터 DB 코치를 지냈다. 지난 시즌 도중 이상범(54)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임하자 감독 대행으로 임명됐고, 올 시즌 정식 감독에 올랐다. 대행 시절엔 11승 14패에 머물렀으나 올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리면서 DB를 당당한 단독 1위로 끌어올렸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KCC와 KT를 연파했다. 경기당 득점이 리그 1위(95.0), 3점슛 성공률 1위(42.3%) 등으로 공격 지표가 개선됐다. 지난 시즌엔 각각 8위, 최하위였다. 외국인 선수(디드릭 로슨·26) 1명 교체한 것 말고는 선수들은 그대로인데 7위에서 수직 상승한 비결은 결국 선수 시절 디테일을 지도력으로 승화한 김 감독 덕이라는 분석이다.

디드릭 로슨이 5일 원주 DB의 개막 6연승을 이끌었다. (KBL 제공)

김 감독은 꼼꼼한 비디오 분석을 통해 각각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디테일’하게 지도한다고 한다. 주장 강상재(29)는 “감독님이 패스 타이밍, 골 밑 위치까지 세심하게 짚어주니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족집게 과외’인 셈이다. 이상윤 농구 해설위원은 “상대에 따라 다른 라인업을 내세운다”고 했다. 상대 주력이 가드인 날엔 외곽 수비가 뛰어난 김영현(32), 3점슛에 중점을 두려면 슈팅가드 박인웅(23), 골 밑 싸움에 가세하는 경기는 포워드 최승욱(30)을 선발로 내세우는 식이다. 손대범 해설위원은 “전임 감독 때는 선수들 포지션이 겹쳐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했다”며 “위치와 공수 역할 등을 자세하게 정해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DB 김주성 감독. 사진제공=KBL

팀 분위기를 다잡고 침착하게 대응하도록 사기를 조절하는 데도 남다르다. 지난 5일 경기서 19점 차를 극복하고 대역전승을 일궈낸 게 그런 영향이다. 김 감독은 (초반 선두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그냥 한 경기라 생각한다”면서 “어느 상대든 우리보다 잘한다 생각하고 임하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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