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감축 잇단 무력화…냉전 이후 “무한 군비 경쟁 우려”

김귀수 2023. 11. 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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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 곳곳이 전쟁과 무력 분쟁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군축 조약이 하나씩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나토가 맺은 재래식 무기 군축 조약이 사실상 파기됐는데 강대국들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러시아는 어제 '유럽 재래식 무기 감축 조약' CFE를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엔 불리하고 나토에게만 유리한 조약이라며 지난 5월 의회에서 완전 탈퇴를 의결했습니다.

[러시아 하원/지난 5월 : "연방법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동료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그러자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도 같은 날 CFE 공식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러시아가 빠진 조약을 나토 회원국만 준수할 순 없다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냉전 시대를 거치며 맺었던 각종 군축 조약들이 무력화되는 배경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CTBT 비준 철회를 발표하는 등 핵무기 관련 조약까지 잇따라 휴짓조각이 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미 핵심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해 놨습니다.

전문가들은 무한 군비경쟁을 우려하며 국제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윌리엄 알베르크/국제전략연구소 국장 : "군비 통제는 앞으로 훨씬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대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잇단 군축 조약 무력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와 관련해 주요 7개국, G7 외교장관들은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러시아에 대한 무기 제공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이웅/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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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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