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위해 100만달러 써달라” 美서 날아온 편지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창립 당시 직원으로 일했던 강춘강(80) 여사가 100만달러(약 13억원) 상당의 유산을 연구소에 기부하기로 했다. 국과연은 지난 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거주 중인 강 여사를 초청해 기부 약정서 전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강 여사는 국과연이 창립된 1970년 8월부터 1972년 3월까지 신응균 초대 소장의 비서로 일했다. 그 뒤 미국에 이민 간 강 여사는 상담심리학을 공부해 24년간 특수 아동을 평가하고 상담하는 일을 했다. 국방 연구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강 여사는 폴란드 방산 수출을 계기로 국과연에 유산을 기부하기로 했고, 올 8월 박종승 국과연 소장에게 유산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국과연은 강 여사를 한국으로 초청했고, 강 여사는 7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후 50여 년 만에 다시 대전 본소를 찾았다. 강 여사는 연구소 현황을 소개받고 전시실 및 연구 실험실을 견학했다. 강 여사는 기부 약정서 전달식에서 “퇴직자로서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노력하는 과학기술자들에게 감사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 여사는 편지에서 자기소개와 기부 의사 등을 밝힌 뒤 “무궁한 국방과학연구소의 발전에 깊이 감사드리며 더욱더 세계가 놀라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 발전을 기도한다”고 했다. 강 여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에선 나이가 들면 유언장을 미리 작성하며 유산을 어떻게 쓸지 정하는 문화가 있다”며 “유언장을 고민하던 중, 한국의 무기가 폴란드에 많이 수출됐다는 뉴스를 접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려면 국과연의 국방 연구·개발이 중요하다고 늘 생각해 나중에 받게 될 개인연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박종승 소장은 “시간과 거리를 초월한 나라 사랑을 실천하시며 애국심의 귀감이 돼주셨다”며 “여사님의 애국심이 빛날 수 있도록 자주국방 완수와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국방 연구·개발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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