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이컵 등 일회용품 규제 철회, 총선용 포퓰리즘 아닌가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 증가에 따른 자원 낭비와 환경 피해를 줄이고자 지난해 11월24일부터 음식점·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매장 안의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편의점·슈퍼마켓 등의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다. 1년간 과태료(300만원)를 부과하지 않는 계도 기간을 뒀다. 영세상인들이 처음부터 비용 상승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환경부가 이를 무시하고 강행하려다 돌연 취소한 것이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예상됐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건 정부가 무능한 탓이다. 더구나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며 장관이 정책 설명회까지 하지 않았나. 정부를 믿고 준비해온 사람들만 바보가 된 판이다.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감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유럽연합(EU)은 2021년 7월부터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고, 뉴질랜드도 지난 7월1일부터 이 대열에 동참했다. 각국은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정부와 시민이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는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1인당 88kg으로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다. 일회용컵 1년 사용량은 300억개에 달한다. 윤석열정부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시행 등 폐기물 감축을 국정과제로 내건 바 있다. 일관성 있게 지속해야 할 환경 정책이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정부의 총선용 포퓰리즘이 이어지는 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 주식 공매도 전면금지, 코로나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 등 정부와 여당은 총선에서 표를 얻는 데 도움만 된다면 뭐라도 꺼내 들 태세다. 국가 신인도·국민 경제에 끼칠 악영향은 애써 무시하고 있다. 무분별한 대중 영합 정책으로 표를 더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일이다. 무리수는 화를 부른다. 이제 자제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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