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여성의 전통적 역할?

김기동 2023. 11. 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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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유튜브 예능에서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자와 대화하며 언급한 '유모차'라는 단어가 '유아차'로 자막 처리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논쟁이 불붙고 있다.

유아차는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성평등 언어사전'을 발표하며 사용을 권장한 단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국여성대표회의에 참석해 저출생 해법으로 여성의 전통적 역할을 강조해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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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유튜브 예능에서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자와 대화하며 언급한 ‘유모차’라는 단어가 ‘유아차’로 자막 처리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논쟁이 불붙고 있다. 유모차가 틀린 단어도 아닌데 왜 굳이 자막을 바꿨느냐는 것이다. 유아차는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성평등 언어사전’을 발표하며 사용을 권장한 단어다. 유모차가 ‘엄마가 아이를 태우고 끌고 다니는 차’라는 의미를 지녀 부모의 역할을 한정 짓는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장면은 짧은 영상으로 편집되거나 이미지로 캡처돼 각종 커뮤니티로 확산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 단어 모두 표준어로 등재돼 있다.

자식은 남편의 성(姓)을 따르고, 여성은 집에서 아이 양육·가사를 맡는 가부장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1990년 가족법 개정으로 호주 상속 제도가 약화하고 재산 상속·분배에서 남녀평등권이 강화됐다. 2001년 여성부 출범, 2005년 3월 호주제를 폐지하는 민법 개정까지 이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국여성대표회의에 참석해 저출생 해법으로 여성의 전통적 역할을 강조해 논란이다. 중국 관영 CCTV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여성들은 중화민족의 전통적 미덕을 고취하고 가풍을 확립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들에게 가정으로 복귀해 집에서 애를 낳고 키우라는 메시지다. 여성의 직장 내 역할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한다. 시진핑 3기 정부는 권력핵심인 정치국 위원 24명 전원이 남성으로 채워졌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중국 공산당이 여성을 집으로 다시 밀어 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다급함이 묻어난다. 과거엔 중국 전역에 부부가 아이 한 명만 떠받들고 있는 포스터까지 붙이고 한 자녀 정책을 밀어붙였다. 1970년대 후반부터 2015년까지 홀로 자란 이들은 ‘샤오황디(小皇帝)’로 불렸다. 지금은 어떤가. 셋째 출산 허용, 양육비 지원 등 대책을 쏟아냈지만 백약이 무효다. 지난해 인구 세계 1위 자리까지 인도에 내줬다. 10년 만에 혼인 신고 건수가 반 토막이 나고, 지난해 합계출산율 예상치도 1.09명으로 0명대 진입이 초읽기다. 여성의 사회활동을 도우면서 출산·육아 고민을 덜어주는 게 가장 빠른 저출산 해법임을 모른단 말인가.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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