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쉬운 우리말과 문장으로 기사 쓰기 [우리말 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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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사를 쓸 때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손이 빠르지 않은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것저것 확인하면서 기사를 쓰는 버릇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가 진행하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에 세계일보가 참여해 지난 6월부터 '우리말 화수분' 기사를 연재하면서다.
예컨대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홍보 보도자료에 있는 불친절한 표현을 그대로 옮기거나, 아는 사람만 아는 외국어나 전문용어를 언급하면서 그 뜻이 무엇인지 소개하지 않는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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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사를 쓸 때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손이 빠르지 않은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것저것 확인하면서 기사를 쓰는 버릇 때문이다. 사실관계가 맞는지, 뜻이 적절하고 어렵지 않은 단어를 쓴 건지, 띄어쓰기는 이상 없는지, 문장은 매끄럽게 이어지고 글이 쉽게 읽히는지 등. 이런 습관이 든 데는 24년 전 수습기자 시절 가르침을 받았던 사회부장의 한마디가 컸다. ‘중학교 2학년이 신문을 봐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써야 한다’는 말이었다. 어떤 독자든 어려움 없이 신문 기사를 읽을 수 있게 쓰라는 조언으로 들렸다. 그때부터 줄곧 최대한 그런 기사를 쓰려고 신경 썼다. 온라인 국어사전과 검색창의 도움을 받는 게 예사다.
이번 연재를 계기로 공공언어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국어의 자리가 얼마나 위태로운지도 알 수 있었다. 어렵거나 뜻이 불분명해 소통을 가로막는 외래어·외국어·한자어·신조어·단축어 등이 넘쳐났다. 특히 이런 행태가 공공언어를 전달하는 언론매체에서 버젓이 나타나는 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예컨대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홍보 보도자료에 있는 불친절한 표현을 그대로 옮기거나, 아는 사람만 아는 외국어나 전문용어를 언급하면서 그 뜻이 무엇인지 소개하지 않는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기자가 용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쓴 건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아리송한 기사들도 눈에 띄곤 한다. 공공언어를 기록하고 알리는 책무를 부여받은 기자와 언론매체라면 최소화해야 할 문제들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달 통화한 박계윤(53) 장흥한의원 원장의 말은 새겨들을 만했다. 한자로 된 어려운 한의학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 공로 등을 인정받은 그는 한글문화연대의 올해 ‘우리말 사랑꾼’으로 선정됐다. 박 원장은 환자들의 질환 이해와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진단과 처방 내용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과 공부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어떤 기자가 쓴 기사는 읽으면 내용 전체가 딱 파악되는데, 두 번 세 번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이게 뭐야’ 하는 기사들도 있잖아요. 환자한테도 의사가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말 사랑꾼’ 한의사의 바람은 단순했다. “언론보도 등 최소한 공공언어 차원에서는 중학생 이상만 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과 문장으로 다듬어 썼으면 한다”고.
이강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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