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기후 테크, 새로운 신성장 동력

2023. 11. 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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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이상기후에 피해 급증세
투자 확대 필요성 공감대 형성
ESG 경영시대 발전 기회 돼
정부·민간 대담한 투자 절실

최근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전공 탐색 강의 요청을 받고 어떤 내용을 미래 세대인 고등학생들에게 전해줄까 고민하다가 ‘기후 테크’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벤처투자가 존 도어가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에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기후변화 대처와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연구에 투자하였다는 기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도어는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 분야는 과거에 급성장한 컴퓨터 과학처럼 성장할 것”이라며 “기후 문제는 젊은이들이 인생을 바쳐 일하고 싶어 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기후 테크란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적응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모든 범위의 기술을 총칭하는 것으로 ‘클린테크’, ‘지오테크’, ‘푸드테크’, ‘에코테크’ 그리고 ‘카본테크’와 같이 크게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으며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클린테크’는 이산화탄소 배출 원인을 근본적으로 없애거나 처리하는 데 중점을 둔 분야이며 ‘지오테크’는 기후 위기관리를 위한 기상·기후 예측 및 전망 기술로 기상·기후 정보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 소비 및 작물 재배 과정에 관련된 탄소감축 추진 기술 분야이며 ‘카본테크’는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탄소의 포집, 활용 및 저장 기술이 대표적인 분야이고 마지막으로 ‘에코테크’는 자원순환과 저탄소 원료 및 친환경 제품 개발에 초점을 둔 기술에 해당된다. 기후 테크의 다섯 분야는 사실 독립적인 분야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지오테크’의 경우 기후 테크 분야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와 방향을 제시하는 분야로 불확실성이 줄어든 기상·기후 전망 정보는 ‘푸드테크’와 ‘에코테크’ 영역에 가장 기초적인 운영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기후역학
최근 극한 기상·기후 현상의 발생 빈도 증가로 인명 피해를 포함하여 사회·경제적 피해가 급증하면서 주요 국가들도 기후 테크의 투자 필요성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특히 유럽은 ‘탄소중립 산업법’을 통해 청정기술 부분의 핵심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2030년까지 기후 테크에 약 3690억달러(약 481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기후 테크 분야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클린테크’와 ‘에코테크’로 전기 자동차나 배터리 분야를 중심으로 이미 시장 성숙기에 진입하였으며 태양열,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저장 및 관리를 위한 에너지 저장 분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푸드테크’ 분야는 대안 식품과 정밀농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영역으로 최근 대체식품 분야의 유니콘 기업의 탄생으로 그 잠재력이 입증됐다. ‘카본테크’는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탄소를 경감시키는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아직 초기기술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후 테크 분야는 탄소배출 감축 및 잠재력과 관계없이 단순히 기술성숙도가 높은 분야에 투자가 편중되어 있으며 민간투자가 부족하고 정부 지원에는 여러 제도적 뒷받침의 부족으로 투자를 확장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기술 개발에 민간 및 정부지원의 투자가 부족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후 테크 분야의 투자가 부족한데 민관 협력을 통한 기후 테크 분야의 정교한 지원 및 대담한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기후 테크는 기업의 경제적 활동 성과에 사회적, 환경적 성과를 평가하여 포괄적인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ESG 경영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현재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사회적, 환경적 성과의 가치를 개선 및 확충시키는 ESG 경영의 역할 증대 차원에서 기후 테크 분야의 개발, 투자 및 지원은 정확한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서울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10도나 높은 값을 기록하여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존 도어의 말처럼 기후변화 분야에 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다음 세대에 더 이상 기후변화가 위험이 아닌 기회로 거듭나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기후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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