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야속한 골대
동점골 찬스 회심의 왼발슛 불발
PSG서 최적 포지션 고민 깊어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이강인(22)이 2경기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강인은 8일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23~2024 UCL 조별리그 F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을 날리는 등 매서운 발끝을 뽐냈다. 후반 44분 상체를 좌우로 흔드는 페인트 동작으로 상대 수비의 중심을 무너뜨린 뒤 왼발 슛을 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면 이강인은 공식전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높은 패스 성공률(96%)과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공수 양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팀은 1-2로 패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이강인은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로부터 선발로 나선 PSG의 간판 킬리안 음바페(7.1점)보다 더 높은 평점(7.2점)을 받았다.
이강인은 PSG에서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이날 비티냐를 대신해 왼쪽 중앙 미드필더에 섰는데, 리그1 데뷔 골을 넣은 지난 4일 몽펠리에전에서는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리그1 브레스트와의 경기에서는 오른쪽 윙어로 나섰다. 당시 경기에서는 리그1 첫 도움을 올렸다.
어느 자리에서든 제 역할을 다하는 이강인이지만, 특히 오른쪽에 설 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달 26일 AC밀란과의 UCL 3차전 홈경기에서 오른쪽 윙어 우스만 뎀벨레 대신 교체 투입돼 UCL과 PSG 동시 데뷔 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슈팅을 날린 지점은 오른쪽이다. 이강인은 비티냐를 대신해 왼쪽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들어갔지만, 경기 도중 엔리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팀 에이스 음바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 특성상 엔리케 감독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누가 그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주전과 기본 포메이션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챔피언스리그 다른 조 경기에서는 의미있는 기록이 나왔다. 포르투갈의 베테랑 수비수 페페(포르투)가 챔피언스리그 최고령 득점 기록을 세웠다. 페페는 홈에서 열린 로열 앤트워프(벨기에)와의 조별리그 H조 4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뜨려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콘세이카우가 올린 크로스를 높이 점프해 골대 구석에 찔러넣었다.
1983년생으로 이날 40세254일이 된 페페는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고령 득점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2014년 AS로마의 프란체스코 토티의 38세59일이었다. 페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최초의 40대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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