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가 ‘네이버의 심장’ 지킨다
국내 최대 규모 고사양 서버 관리
안정성 위해 로봇·AI 기술 접목
지진·화재…재난 대응 체계 구축
최 대표 “디지털산업 엔진 될 것”
세종시 집현동에 있는 네이버의 두 번째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각 세종’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활보하고 있었다. 센터 내 정보기술(IT) 창고에서는 자산관리 자동화 로봇 ‘세로’가 필요한 서버를 뽑아 자율 운송로봇 ‘가로’에게 주면, 가로가 서버 바코드를 인식해 배달 장소로 이동한다.
서버의 불출과 적재를 수행하는 세로는 2㎜ 단위로 서버를 정확하게 집어 3m 높이까지 안전하게 적재했다. 가로는 서버실과 로봇 창고를 오가며 고중량(최대 400㎏)의 자산을 운반한다.
모두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첫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로봇 인근에는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 자율주행 셔틀인 ‘알트비’가 지나다녔다. 로봇을 중심으로 한 자동화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스템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더 끌어올렸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6일 각 세종을 언론에 공개하며 “고사양 서버를 관리해야 하는 요구에 맞춰 로봇·인공지능(AI) 인프라 운영 등의 기술을 융합한 것이 특징”이라며 “10년 이상 미래를 보고 설계한 각 세종은 모든 디지털 산업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각 세종은 네이버가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 학습과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 기술 수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된다.
축구장 41개 크기인 각 세종은 60만유닛(서버 높이 단위 규격)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단일 기업의 데이터센터로는 국내 최대다. 국립중앙도서관 데이터의 100만배에 달하는 65EB(엑사바이트)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각 세종은 부용산 골짜기를 타고 오는 북서풍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조 시스템인 NAMU(NAVER Air Membrane Unit) 설비를 활용해 자연 바람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실 냉각을 돕는다.
지진과 화재 같은 재난 재해가 발생해도 서비스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비 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내에 있는 모든 전력은 실사용되는 액티브 전력과 비상상황을 대비한 스탠바이 전력이 두 개 이상 짝을 이뤄 가동하도록 구축하고, 네트워크 환경도 다수의 통신사업자들과 협업해 다중화했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지진에 대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건물에 적용하는 특등급의 내진 설계를 건물 구조뿐 아니라 서버랙 단위까지 전부 적용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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