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포구' 사각지대?...'읍·면 주민' 딜레마
[앵커]
김포시 서울 편입의 득실을 따져보는 YTN 연속보도, 두 번째 순서입니다.
김포엔 신도시뿐 아니라 북한과 인접한 채 논밭이 대부분인 읍·면 지역도 있습니다.
서울에 편입되면 농어촌에 주어지는 의료와 교육 특례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대책도 필요합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등탑 점등·대북전단 살포와 북한의 조준사격 위협.
서부전선 최전방인 김포 애기봉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이완병 / 경기 김포시 하성면 : 많았죠. 옛날에는 여기 포 소리 들리고 맨날 그랬는데, 우리는 그런 걸 보면서 자랐고….]
북한과는 한강을 사이에 두고 1.5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맨눈으로 주민 움직임 확인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김포 도심을 지나 한참을 내달린 끝에 모습을 드러내는 김포 내 읍면 지역.
가장 먼 곳은 서울시청에서 46km나 떨어져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논밭이 대부분이지만, 특별시는 읍면을 둘 수 없게 한 현행법에 따라 서울 편입 시 모두 '동'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합니다.
부작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의료입니다.
김포 서북쪽 끝 월곶면에 자리한 병원은 단 한 곳, 그마저도 정신질환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조제약을 팔 수 있는 '의약분업 예외규정'을 적용한 이유입니다.
[유길형 / 경기 김포시 하성면 : 경기도 내에서도 오지라고 봐야 하겠죠. 병원에 나가려면 읍 지역이나 시내까지 나가야 하니까….]
문제는 동으로 전환되면 이 특례도 사라진다는 겁니다.
'읍면' 지역이 1차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월곶면 인구 35%는 65세 이상 고령자, 단순 혜택 축소의 개념이 아닌 건강, 나아가 생존권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약국 관계자 : 자기 과를 찾아가려고 하면 왕복 2시간 반, 노인 질환도 많고 그러니까…. 여기는 간단하고 다급한 거, 그래서 우리는 하루도 문을 못 닫아요. 365일 열고 있어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포의 서울 편입, 뜨거운 화두 중 하나가 바로 교육과 입시 이슈입니다.
서울은 고교 입시에서 전체 학교 가운데 2개를 선택해 지원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통학 부담만 감수할 수 있다면 김포에 살며 목동 등 서울 내 진학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외곽 읍면 지역에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서울 진학은커녕, 지금도 김포 내 신도시 지역에 교육 인프라 상당 부분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홍성은 / 경기 김포시 통진읍 : 여기는 농어촌 학교가 되게 많아요. 반수는 적고…. 교육적인 문제나 그런 것에 있어서 신도시보다는 많이 떨어지고….]
그나마 균형의 무게 추 역할을 했던 읍면 지역 학생에 대한 대입 농어촌 특별전형도 '동' 전환 시 폐지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상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서울시는 평준화고 (김포 읍면 지역이 서울로 편입되면) 농어촌 특례 입학을 받기가 어렵겠죠?]
[이주호 /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아무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신도시를 사이에 두고 서울과 멀리 떨어진 통진읍과 3개 면이 김포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약 64%,
반면 인구는 11%에 불과합니다.
[홍준현 /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 (단순하게) 찬성이냐 반대냐,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비용과 편익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정보를 주민에 전달하고 서로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준 다음에 주민투표를 해야….]
행정구역의 변화가 실제 주민 삶에 어떻게 작용할지, 이 과정에서 소외된 주민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고민이 필요합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이 규
그래픽;김진호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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