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발권기만 있는 버스터미널…어르신들 “어려워요”
[KBS 광주] [앵커]
요즘 식당이나 음식점 등 어디를 가든지 무인 주문 기계인 키오스크를 설치한 곳이 많죠.
최근에는 버스터미널마저도 매표창구가 문을 닫고 무인발권기만 두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는 이동 수단인 버스표를 사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 됐습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매표창구가 문을 닫은 한 버스터미널.
고령의 어르신이 무인 발권기 앞에서 한참 동안 화면을 바라봅니다.
안내 문구가 나오지만 무엇을 선택하고 눌러야 할지 어렵기만 합니다.
[이용엽/구례군 산동면 : "전혀 모르죠. 끊어줘야지 노인들은. 시골에 사는데 안 해봤거든요. 그리고 나이도 먹었고, 나이가 90살인데요."]
늦은 시각 버스표를 예매하러 온 어르신도 한참이나 시간표를 확인하더니 묻고, 또 물어..
결국 버스기사의 도움을 받아 표를 삽니다.
또 다른 버스터미널 역시 매표창구는 폐쇄됐고 무인발권기만 두고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하는 직원들이 발권까지 돕습니다.
[터미널 관계자/음성변조 : "화물 접수하고 싣고 나르고 내리고 손님 모시고 하다 보니까 여기 계속 서 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
광주와 전남에서 무인화한 버스터미널은 최소 5곳, 광주와 여수, 순천, 해남과 목포 등 금호고속이나 금호익스프레스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일부 터미널에는 안내원이 배치됐습니다.
[금호고속 관계자 : "(이용객이) 19년 대비 40% 정도가 줄었어요. 모바일로 구매하는 분도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여직원을 배치해서 노약자들 대상으로 발권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 성남의 임시매표소가 무인발권기를 우선 도입했고, 다른 지역도 무인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객자동차터미널 시설기준에 따르면 매표창구는 1개 이상 설치해야합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을 위해 최소 한 개 창구는 발권 업무를 하라는 취지인데 운영난 등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겁니다.
[버스 이용객 : "밤낮으로 상주해서 다 나이 먹은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분들을 좀 배려해주시면 좋잖아요."]
순천 지역에서는 노인 일자리를 무인발권기 지원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박정남/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 "(어르신들이) 우리는 할 줄 모르는데 도와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떡도 갖다 주시고..."]
고령 인구가 많은 농어촌 지역 버스 터미널마저도 무인화되고 있는 상황..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최혜진 기자 (jo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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