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전문매체 “미국도 ‘하마스 파괴’ 달성 전까지는 휴전 원하지 않아”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더 큰 압력을 가하지 않는 것은 양국이 공통된 욕구를 가지고 있어서이며 ‘하마스 파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여러 방면으로 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을 멈추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일시적 교전 중단, 전쟁 사후관리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지만 ‘하마스 해체’라는 공동 목표를 가지고 있는 한 중동분쟁에 있어 두 나라는 한 몸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가자지구 공격으로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자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고조되고 있다. 각국의 반이스라엘 시위가 반미 시위로 번지고 있는 데다 아랍권 국가들, 미국 내 진보 민주당원, 심지어 미 국무부 내에서도 미국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백악관은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와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우려하면서도 ‘하마스 파괴’를 목표로 휴전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측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전쟁에 대해 4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언급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향한 굳건한 지지를 분명히 하는 것, 가자지구 외부로의 전쟁 확산 방지,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구출,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다. 하지만 전쟁을 중단하는 것은 목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이는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하마스다. 하마스를 해체하거나 약화시키는 것은 곧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주요 적국인 이란을 약화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 중동 지역의 경제 및 안보 이익 면에서 미국의 주요 불안요소가 경감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원치 않는 바를 요구하며 양국 간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도 미국은 바라지 않는다. 이스라엘과의 갈등은 정보 공유를 포함한 여러 전선에서 중요한 파트너와의 관계 손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거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 중재를 중단하는 등 이스라엘이 전쟁을 멈추게 할 강력한 수단들을 갖고 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미 관리들의 증언이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일시적 교전 중지 요구를 거부한 것도 미국의 이런 심중을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야코프 아미드로르 퇴역 이스라엘군 소장은 현재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을 끝내라는 미국의 실질적인 압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가자지구에 일부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하고 24시간 내 대피 통지를 완화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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