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 분향소 철거?.. "추모·교훈의 공간도 필요"

정자형 2023. 11. 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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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전주시가 풍남문 광장에 위치한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 자진 철거를 요청해 논란입니다.

 지난 5일 전주시가 광장에 위치한 분향소를 자진 철거해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겁니다.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을 보듬고 위로하며 힘내서 어떻게든 버텨보고 살아보려고 하는 유가족들을 이렇게 처참하게, 위로할 수 있는 장소를 없애려 애쓰는지.."참사 발생지인 서울시는 지난달 이미 서울광장 분향소 자진 철거를 요청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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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가 풍남문 광장에 위치한 10.29 이태원 참사 분향소 자진 철거를 요청해 논란입니다. 


유족과 시민단체는 참사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처사라며 추모공간으로서 남겨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분향소를 철거해야 할 지, 기억의 공간으로 남겨야 할 지,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40여 명이 전주 풍남문광장 앞에 섰습니다. 


지난 5일 전주시가 광장에 위치한 분향소를 자진 철거해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겁니다.


참사 1주기 행사를 치른 지 고작 일주일 지난 시점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철거 요청. 


아픔을 헤아리기는커녕 분향소를 추모공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임나연 / 고 박초희씨 어머니]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을 보듬고 위로하며 힘내서 어떻게든 버텨보고 살아보려고 하는 유가족들을 이렇게 처참하게, 위로할 수 있는 장소를 없애려 애쓰는지.."


참사 발생지인 서울시는 지난달 이미 서울광장 분향소 자진 철거를 요청한 상황. 


[오세훈 / 서울시장(10/16 서울시 국정감사)]

"되도록이면 자진철거를 유도할 생각입니다마는 마냥 1년, 2년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전주시는 서울과 보조를 맞췄다며 평소 도시 미관 등을 이유로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 또한 잦았다고 설명합니다. 


[허갑수 / 전주시청 도시정비과장]

"계속해서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거 관련, 또 1년이 지나서 자진철거를 해달라고 요구한 사안입니다."


지난해 세월호 분향소를 두고도 계고장 발송과 행정대집행 직전까지 갈등이 격화된 바 있어 자진 철거 요청이 강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지 유족들은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분향소를 추모 공간으로 남기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참사 발생지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더라도 시민들이 모여 추모할 수 있는 장소가 있을 때 사회 구성원간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박천웅 교수 /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슬픔을 공동체 일원으로 같이 보듬어주겠다,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기억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모의 공간이 철거해야 할 혐오시설인지, 아니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훈을 주는 의미 있는 장소로 남을 수 있을지 모두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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