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곳곳에 특색있는 일자리…GH 베이비부머 인턴·이천시 꿈터지기 [밀착취재]

오상도 2023. 11. 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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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에서 회계부장으로 일하던 박모(60)씨는 최근 지방 공기업에서 '인생 2막'을 열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하루 8시간 일하는 박씨의 업무는 지난 30여년간 해온 회계 처리다.

실직한 중장년과 은퇴 노인을 위해 다시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거나 소시민에게 재기를 위한 희망일자리를 연계한다.

이 사업은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인 이천시니어클럽이 위탁해 진행하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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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58세 ‘GH 베이비부머 인턴’, 영화 ‘인턴’ 빼닮아
경기도일자리재단 ‘이음 일자리’ 정규직 전환율 91%
이천시 노인 일자리 ‘초록불이’, ‘꿈터지기’ 등 주목
용인 ‘희망드림’ 마련…성남 1742명 규모 환경정비
중견기업에서 회계부장으로 일하던 박모(60)씨는 최근 지방 공기업에서 ‘인생 2막’을 열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하루 8시간 일하는 박씨의 업무는 지난 30여년간 해온 회계 처리다. 온종일 서류에 파묻혀 직원을 돕는 그의 신분은 ‘인턴’이지만, 자녀뻘인 20·30대 직원과 임원들 모두 박씨를 깍듯하게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그는 “비록 수입은 이전 회사보다 크게 줄었으나 이곳에서 맛보는 ‘일하는 기쁨’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아니다”라며 “내가 일을 도와 MZ세대 직원들이 야근하지 않고 퇴근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열린 베이비부머 인턴사원 임용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24년 3월까지 8개월간 다양한 업무를 이어간다. GH 제공
◆ “일하는 기쁨이 최고”…60대 ‘인턴’, 호칭은 ‘선생님’

이처럼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선발한 ‘베이비부머’ 인턴사원 23명은 지난 8월부터 수원시 권선구 본사와 지사에서 정직원들과 나란히 일하고 있다. 경기도 12개 시·군에서 110명이 지원해 평균 4.0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은 내년 3월까지 약 8개월간 회계, 간행물 관리, 주거급여 상담, 현장 통학로 안전지도 등의 업무를 이어간다. 평균연령은 58세로, 최고령은 67세이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경기도 곳곳에서 특색있는 일자리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실직한 중장년과 은퇴 노인을 위해 다시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거나 소시민에게 재기를 위한 희망일자리를 연계한다. 일부 시·군은 내년 대규모 공공 일자리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마치 영화 ‘인턴’(2015년 개봉)을 연상시키는 GH의 인턴사원 사업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사회적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됐다. 70대 인턴(로버트 드 니로 분)이 30대 ‘워킹맘’ 대표(앤 해서웨이 분)를 만나 벌이는 얘기처럼 이들도 소중한 인생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김세용 GH 사장은 “이들이 지닌 능력을 발휘하도록 지원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이음일자리 사업 설명회. 경기도일자리재단 제공
경기도일자리재단 역시 도내 중소기업과 만 40∼65세 구직자를 연결하는 ‘이음일자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 3개월간 해당 사업체에서 근무하면 정규직 전환을 보장하는 식이다. 최근 3개월간 이음근로를 마친 중장년 구직자들 가운데 정규직 전환율은 91%로, 전년보다 9.1%포인트 상승했다고 재단은 밝혔다.

◆ 시니어 카페가 마을 사랑방 역할…이천시 ‘카페봉봉’

이천시는 노인 일자리 분야에서 특화된 것으로 유명하다. ‘초록불이’(정류장 지킴이), ‘꿈터지기’(지역아동센터 지킴이), ‘카페이룸’(카페 아르바이트) 등 남다른 명칭을 지닌 일자리를 공익·사회서비스·시장형 등으로 세분화해 제공한다.

이 사업은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인 이천시니어클럽이 위탁해 진행하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호점까지 개점한 시니어 카페 ‘카페봉봉’의 경우 마을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맡아 자연과 조화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의 중장년 취업박람회. 경기도일자리재단 제공
인구 100만 안팎의 용인시와 성남시도 활발히 일자리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용인시는 이달 9일부터 22일까지 ‘1단계 희망드림 일자리’ 참여자를 모집한다. 근로 의욕과 능력은 있지만 소득이 없는 재산 3억원 이하, 만 18세 이상 시민이 대상이다. 이들은 공공서비스 지원, 환경 정화, 공공재 사후관리의 3개 분야에서 하루 3∼5시간씩 일해 월 최대 128만원을 받는다.

성남시는 108억원을 투입해 174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하고 이달 24일까지 기준중위소득 60% 이하의 참여자를 모집한다. 공공근로(1~3단계 1320명·64억원), 지역공동체 일자리(322명·21억원), 신중년 경력활용 전문·특화 일자리(100명·22억원)로 나뉜다. 이들은 시민농원, 행정복지센터 등 67개 사업장에서 환경정비 등을 담당하게 된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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