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의 화려한 귀환…우승후보 위용 되찾은 KB, 신한은행 완파하고 첫 승
건강하게 돌아온 박지수는 누구보다 강했다. 그리고 박지수가 돌아온 청주 KB는 역시 우승후보였다. KB가 고난했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완벽하게 돌아온 박지수와 함께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KB는 8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의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30점·21리바운드에 블록슛도 3개를 곁들이며 골밑을 초토화한 박지수를 앞세워 82-57로 완파했다.
2021~202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KB는 지난 시즌 리그 5위로 추락하는 참담한 경험을 했다. 팀의 대들보인 박지수의 이탈이 컸다. 박지수는 지난해 여자 농구월드컵을 앞두고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한 동안 경기를 뛰지 못했다. 시즌 중반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여기에 올해 2월 손가락 부상을 당해 시즌을 일찍 마쳤다.
공황장애를 이겨낸 박지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KB도 박지수를 중심으로 자존심 회복을 위해 4월부터 모여 훈련에 돌입하는 등 어느 때보다 긴 비시즌을 보내며 철저하게 담금질했다. 박지수는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팬, 선수, 미디어 설문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최우수선수(MVP)로 꼽혔고, KB는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에 올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지수가 화제가 된 것은 당연했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6개 구단 최고 센터는 박지수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려고 할 것”이라며 “박지수가 오래 뛰면 우리에게 불리하다는 건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어떻게든 박지수를 지치게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투지가 헛돌까 염려됐던 김완수 KB 감독은 “출전 시간을 따로 정해놓지는 않았다. 워낙 투지가 강한 선수라 상대 팀 페이스에 말려들지 말고 우리 페이스대로 가자고 얘기해줬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1쿼터부터 슛이 호조를 보이면서 KB가 고전하는 가운데 박지수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1쿼터에는 6점으로 잠잠했던 박지수는 2쿼터에만 13점을 몰아치며 본격적인 실력발휘에 나섰다. 3쿼터에도 9점에 리바운드를 9개나 걷어내는 등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전반을 39-38의 근소한 리드로 마친 KB는 3쿼터부터 박지수를 앞세워 차이를 벌려갔고, 경기 종료 4분14초를 남기고 박지수의 자유투 2득점으로 69-50, 19점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가 22점·5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인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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