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학계 대학원생 25% “재학 중 폭언·욕설 들었다”
서울대 의대·간호대 등 의학계열 대학원생들의 언어적·신체적 폭력 경험 비율이 다른 계열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대학원생 5명 중 3명은 자신의 노동 환경에 만족하지 못했고, 5명 중 1명은 대학원 재학 중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서울대 인권센터와 사회발전연구소(연구책임자 김석호 사회학과 교수)는 작년 11월 22일부터 12월 21일까지 약 한 달간 서울대 대학원 재적생(재학·휴학생)과 수료생 1715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의학계 대학원생 24.8%는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 폭언, 욕설을 들었다’고 응답해 전체 평균(15.6%)을 웃돌았다. ‘재학 중 기합, 구타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거나 그에 대한 위협을 받았다’는 물음에서 ‘있다’고 대답한 비율도 의학계가 7.4%로 전체 평균(2.5%)의 약 세 배였다.
대학원생 A씨는 “연구실 내 학생 담당자가 폭언과 가스라이팅, 외모 차별, 학생 따돌림, 고함, 머리 때리기 등 만행을 저지르고 있지만 교수님의 신임을 얻어 연구실에 계속 남아있다”고 했다.
대학원생의 열악한 노동 환경도 확인됐다. 57.2%의 대학원생이 전반적인 노동 환경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또 44.5%의 대학원생들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원생의 55%는 사전에 고지받은 노동 조건과 실제 업무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행한 업무에 대해 아예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10%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원생 B씨는 “교수 여행 일정 짜주기, 술 취했을 때 연락받고 데리러 가기, 발표 자료 제작하기 등 사적인 일도 도맡아서 하는 상황이지만 자신의 커리어에 문제 생길까 두려워 아무도 문제 제기를 못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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