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 외치더니…중국이 NO한 수산물 ‘이곳’이 사갔다
홍콩으로의 수출은 오히려 2배 늘고
가리비 미국 수출액도 10배나 급증
9월 수산물 전체 수출액은 2.7% 증가
7일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 9월 일본의 대(對) 중국 수산물 수출액이 8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8% 급감했다고 밝혔다. 해삼, 가리비, 참치 등 오염수 방류 이전에 중국이 많이 수입했던 수산물은 거래되지 않았다.
특히 홋카이도산 가리비가 타격이 컸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가리비 규모는 53억엔 어치에 달했다. 중국 수산업자들은 자국에 공장을 두고 일본산 가리비를 수입해 가공한 뒤 미국 등지로수출해왔다.
그러나 지난 8월 24일 중국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명 처리수)방류에 대응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올해 9월 가리비 수출액은 ‘0’을 기록했다. 그나마 중국으로 수출된 수산물 8억엔은 진주, 산호, 비단 잉어 등 식용이 아닌 다른 용도의 물품이 대부분이었다.
9월 도쿄도 중앙도매시장에서의 수산물 취급액도 360억 6811만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줄었다. 중국에서 수요가 많은 가리비 등 조개류는 5.2%, 방어 등의 냉동어류는 4.5% 감소했다.
지난 달 일본 수산물의 홍콩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86.9% 늘어난 126억엔이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전면 금지된 중국과 달리, 홍콩은 일본 전국 47개 광역지자체 중 후쿠시마, 미야기현 등 10개 지자체만 ‘수입 금지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때문에 홋카이도 등 수입 금지 대상이 아닌 지역의 수산물은 수입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본토 수출이 제로인 일본산 가리비가 홍콩으로 수출되면서 지난 한 달 간 수출금액은 전년동기대비 48.8% 증가한 17억엔이었다.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가리비 포함 일본산 수산물 전체의 홍콩 수출액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8월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69억엔이었는데,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6.9% 증가한 126억엔에 달했다.
지난달 미국에 수출된 일본산 수산물 금액도 58억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101.5%나 늘었다. 특히 미국으로 수출된 가리비는 20억엔 어치로 10배나 급증했다.
미국은 동맹국 일본이 중국의 수산물 금수조치에 직면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늘리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주일미군이 일본 수산업자들과 장기계약을 통해 가리비 등 일본산 수산물을 구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까지 미군이 일본 현지에서 해산물을 구매한 적은 없었다.
이매뉴얼 대사는 중국의 일본 수산물 금수를 ‘경제 전쟁’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군의 일본산 수산물 구매가 ‘도모다치(친구)작전’ 2편이라면서 “중국의 금수조치를 받은 일본 수산업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미 홋카이도산 가리비 1t을 구매한 상태인데, 향후 사들이는 해산물 종류와 구매량을 점차 늘려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미국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무역 등에 있어 대규모 보복조치에 직면했던 때 소극적 대응에 그쳤던 모습과 대비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사히 등 일본 언론은 9월 수산물 수출 통계에 대해 “수출처를 중국에서 전환하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산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 농산품 등을 합친 일본의 농림수산물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1% 늘어난 1176억엔을 기록하며 3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일본 수산업계에서 중국의 수산물 금수조치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 해양대학 하라다 사치코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정치적 이유에 따른 수입 규제는 앞으로 또 발생할 수 있다. 그 때마다 생산업자와 가공·유통 기업이 휘둘리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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