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대법원장에 ‘보수성향’ 조희대 전 대법관 지명

박근혜 정부 시절 대법관 임명
무죄추정 중시 ‘미스터 소수의견’
3년 후 ‘정년’…임기 6년 못 채워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신임 대법원장에 조희대 전 대법관(66·사진)을 지명했다. 조 지명자는 사법부 내 대표적인 보수 성향 엘리트 법관으로 꼽힌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하여 사법부를 이끌어나감으로써 사법에 대한 신뢰를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 지명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사법연수원 13기)한 뒤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대구지방법원장, 대법관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대법관에 임명돼 2020년 퇴임한 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맡았다.

조 지명자는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국정농단, 양심적 병역거부 등 주요 사건에서 보수적인 소수의견을 내면서 ‘미스터 소수의견’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난 8월 윤 대통령이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대법원장으로 지명할 당시에도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된 바 있다.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 자리는 이균용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한 달 넘게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

조 지명자의 짧은 임기를 두고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조 지명자가 임명될 경우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에 따라 임기 6년이 아닌 3년 반 동안 사법부 수장을 맡게 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보면 다 안 채우고 하신 분이 세 번 정도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동의가 가결 요건이다. 국회 의석 과반을 점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표심이 관건이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