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물 내릴 땐...” 그 제약회사 광고엔 홍보 대신 캠페인이 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3. 11. 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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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가 내는 건강 캠페인 광고가 의료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캠페인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내용들로, 감염과 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핵심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근 2년여간 본지를 포함하여 여러 신문에 건강 캠페인 광고를 내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출신인 윤도준 회장이 자사 제품 소개가 하나도 없는 공익 광고 형태의 건강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유지홍 경희대의대 호흡기내과 명예교수가 고문으로 참여하고, 주제별로 관련 분야 전문 의사들이 근거를 제시하고 내용도 감수한다.

캠페인은 화장실에서 대소변을 본 후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자고 제안한다. 흔히 변기 뚜껑을 연 채 물을 내리는데, 그러면 물이 빠지면서 생기는 소용돌이 때문에 오염된 물방울이 1m 이상 변기 밖으로 퍼져 나가고, 병원균이 4시간 동안 공기 중에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자는 메시지다.

샤워기 헤드를 주기적으로 분해하여 청소하자고도 권한다. 보통 샤워기 헤드를 열고 소독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샤워기 안에는 다양한 세균이 엉겨 붙어 생물막(biofilm)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있던 세균 중 특히 비결핵성 항산균은 수증기에 뒤섞여 나와 호흡기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샤워 헤드를 주기적으로 분해·청소해야 하는 이유다. 헤드를 호스로부터 분리하여 식초물에 담가 두었다가, 헤드를 분해하여 헌 칫솔로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싱크대의 헤드형 수도꼭지도 마찬가지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손 닦은 종이 타월을 이용해 수도꼭지를 잠그자고 권한다. 기껏 씻어 깨끗해진 손이 수도꼭지에 묻은 세균에 다시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화장실을 나설 때도 가능한 한 수도꼭지 잠근 종이 타월로 문고리를 잡고 열면 손이 위생적으로 된다. 쓴 종이 타월은 화장실 문 앞 휴지통에 버리면 된다. 캠페인은 또한 생활용품에 변기보다 많은 세균이 묻어 있다며, 싱크대, 커피 포트, 칫솔 손잡이, 도마 등을 잘 관리하자고 말한다.

그래픽=양진경

아울러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말자고 제안한다. 사람들은 시간당 평균 23번 얼굴을 만지며 그중 44%는 눈, 코, 입을 만진다. 눈, 코, 입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핵심 통로로, 오염된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각종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무심코 얼굴을 만지게 되는 만큼 의식적으로 얼굴에 손을 대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난방기기 사용 등으로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우니 생활 공간에 온·습도계를 비치하여 실내 온도는 18~24도, 습도는 40~50%를 유지하는 게 좋다. 샤워는 하루 1번 미지근한 물로 15분 이내에 끝내고, 보습제는 하루 2번, 샤워 후 3분 이내 피부가 촉촉할 때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난로, 온풍기 등 전열기구는 피부에서 멀리 두라고 권한다. 피부가 가렵다면 긁지 말고 차가운 로션을 바르고, 자는 중 무심코 긁어 상처 내지 않도록 손톱은 짧게 깎기를 권한다. 겨울철에는 일조량 감소와 외출 감소에 따른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 실내 조명을 더 밝게 하자는 제안도 있다.

건강 캠페인은 “인생의 주인공은 나, 건강 관리의 주체도 나”라며, 질병을 일으키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스스로 개선하는 주체적인 노력을 하자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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