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도덕성 회복해야" "이재명부터 험지로" 목소리 나와
김종민 "가장 불공정 우려…벌써 이재명 비판 의원들 낙선 운동"
김두관 "대표와 지도부부터 험지로" 고민정 "요구하면 검토"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총선 공천 과정이 불공정해지는 것 아니냐',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앞장서 험지 출마 등 희생에 나서지 않으면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오전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민주당 공천이 역대 민주당 공천 중에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천 룰 변경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는 것을 예로 들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만들어놓은 공천 룰을 손대지 않는다고 해왔는데, 총선 5개월 앞두고 무슨 평가를 어떻게 하고 공천 룰을 어떻게 바꾸고 이런 얘기를 자유롭게 토론한다”며 “공정성 질서가 완전히 무너져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개딸(개혁의 딸들-이재명 대표 열성 지지층)이 이재명 대표 비판하는 모든 의원들은 다 돌아다니면서 낙선하겠다고 사진을 붙이고 다니고, 지역구 가서 공격하고 꽹과리 치고 플래카드 건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그다음에 친명 유튜버들이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사람은 당선시키고 이 사람은 떨어뜨리자는 운동을 한다”며 “요새는 마을 이장 선거도 이 정도로 불공정한 선거는 안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지도부가 이를 가만 놔두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 공천 배제를 시키든가 아니면 당직에서 이거를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선거준비와 관련해 김 의원은 도덕성의 경우 “당 대표 사법 방어하고 방탄 정당 되고 돈봉투 감싸고 코인 감싸고 내로남불 정당이 돼버렸다”고 했고, 당내 민주주의의 경우엔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건 OK, 나머지는 다 수박, 나머지는 다 배신, 역적이 된 정당을 국민들이 어떻게 지지하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 번째로 도덕성도 약하고 그리고 민주성도 약하니까 비전 얘기해봐야 전달이 안된다. 말할 자격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덕성, 민주성, 비전 이런 것들이 다 지금 안 먹히고 있다”며 “이거를 다시 회복하는 게 총선 앞두고 민주당이 해야 할 1번”이라고 강조했다.
현 이재명 체제의 지도부도 험지 출마 등 헌신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오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민주당은 공천 탈락과 사법 리스크가 두려워 혁신에도 이슈에도 침묵하는 바람에 저만치 국민들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위기가 몰려오는데도 2백석 압승론을 떠드는 정신나간 인사들도 있다. 20년 집권론 떠들다 5년 만에 정권이 끝장난 것을 벌써 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살깎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친명 안방, 비명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지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쓴소리했다.
이에 최고위원회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비명계로 꼽히는 고민정 의원은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도부도 험지 출마 불출마 선언을 하라는 김두관 의원 요구에 “저에게도 어떤 구체적인 요구가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며 “지도부는 그럴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 정도의 각오를 갖고 전당대회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 저에게 어떤 구체적인 주문이 없다”고 밝혔다.
200석 압승 언급을 두고 고 의원은 “이런 이야기는 저는 한가로운 얘기”라며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생각을 묻자 고 의원은 “총선에서 지게 되면, 단 한 석이라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게 되면 본인의 정치 생명 또한 굉장히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최근 일부 보도에 따르면 우리 자세에 대해서 많은 지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겸손하게 그리고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민주당의 당헌을 보면, 총선의 경우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하여 2명 이상으로 선정하고 경선방법을 마련하도록(당헌 제89조 제1항) 하고, 후보자 추천 심사기준의 경우 △정체성, 기여도, 의정활동 능력, 도덕성, 당선가능성 등이며 △반인륜적 범죄행위 사실이 있는 자와 중대한 해당행위 전력이 있는 자 등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경선 투표 방식은 권리당원의 투표·조사결과 50% 이하, 권리당원이 아닌 유권자의 투표·조사결과는 50% 이상으로 반영(제98조 제1~2항)한다.
점수 가산의 경우 △여성, 장애인, 청년후보자는 자신의 특표수의 25% 가산 △전·현직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역위원장인 여성, 장애인, 청년후보자는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10% 가산 등의 조항으로 되어 있다. 다만 해당 선거구에서 본인이 신청한 공직과 동일한 공직을 수행했을 때는 여성, 장애인, 청년후보에겐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다.
민주당 당헌은 점수 감산 조항의 경우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대상자이면서 현직 국회의원이 해당 지역구에 후보경선을 할 경우 자신의 득표수의 20% 감산(100조 2항) △경선불복, 탈당, 징계 경력자는 25% 감산 등을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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