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특수부대, 하마스 땅굴 본거지 가자시티 진격 [한방이슈]

김재형,이형근 2023. 11. 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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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공개한 모의 훈련 영상입니다.

한 무리의 하마스 병사들이 지하 터널에서 나오더니 이스라엘 탱크를 기습 공격합니다.

박격포로 탱크를 무력화한 뒤 탱크 안 이스라엘 병사를 생포합니다.

이스라엘 병사를 밀어 넣은 지하터널로 하마스 병사들이 사라지고 등장하는 마지막 경고 문구.

"가자지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여러분을 기다리는 운명입니다."

지하터널은 이스라엘 지상군에 맞서는 하마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하마스가 끌고 간 인질 200여 명도 지하터널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압도적 군사력을 상쇄시키는 최악의 조건.

군사력에 버금가는 강력한 군사 시설이 되어버린 하마스의 지하터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세한 내용, '한방이슈'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하마스 지하터널 규모

가자지구 지하터널의 추정 길이는 약 500km.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가 2021년 주장한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서울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전 구간을 모두 합한 것보다 긴 엄청난 규모입니다.

길이 41km, 최대 폭 12km인 가자지구 전 지역에 세로 방향으로 1km당 한 개씩 터널이 있는 셈입니다.

가자지구 터널은 1980년대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집트에서 자재와 무기를 밀반입하는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와 함께 이스라엘의 봉쇄가 강화된 2007년 이후 지하 터널은 군사용으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하마스 지휘부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공중 감시로 인해 전투를 지상에서 지하로 옮기는 전략을 세웠다." 설명합니다.

이스라엘 분석가들은 터널 수를 수백 개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북한이 터널 건설에 자금과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통 하나의 터널을 건설하는데 3개월 정도 걸리고, 평균 10만 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터널 크기는 보통 높이 1.9m, 폭 1m 정도. 일부는 콘크리트와 철로 만들어졌습니다.

지하 30미터 이상 깊이에 몇 달 동안 숨을 수 있는 공간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요체베드 리프시츠(85세) /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 : 젖은 흙길로 된 땅굴 안을 몇 km나 걸었어요. 그곳은 거미줄처럼 거대한 땅굴들이 많이 있었어요.]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공습을 피하기 위해 민간 시설 지하에 군사 시설을 건설했다고 비난합니다.

가자지구 최대 의료 센터인 알 시파 병원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합니다.

[다니엘 하가리 / 이스라엘군 대변인 : 하마스는 시파 병원을 테러 시설물들의 방패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시가전은 모든 것을 무한히 어렵게 만드는 '악마의 놀이터'"

지하터널에 대한 공격은 첫째, 시야가 제한되고, 둘째, 근접 전투가 벌어지며, 셋째 무선신호가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아무리 정교한 드론이라도 지하 공간은 탐지할 수 없습니다.

또 GPS를 이용한 내비게이션도 불가능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상쇄하는 조건들입니다.

터널 입구에는 강력한 폭발 장치 부비트랩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2013년 하마스 터널로 진입을 시도하던 이스라엘군 7명이 부비트랩이 폭발해 다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하마스의 지하터널이 이스라엘군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이 터널 입구까지 도달하려면 건물과 인구 밀집도가 높은 가자지구에서 시가전부터 벌어야 합니다.

시가전에선 공격하는 쪽보다 방어하는 쪽이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도심의 건물과 거리 등 지형지물 때문에 시야가 제한되고 근접 전투가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지하 터널은 이런 모든 상황을 더 악화시킵니다.

미 육군 전략가인 토마스 아놀드 중령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시가전에 대해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시가전은 모든 것을 무한히 어렵게 만드는 악마의 놀이터이다."

지하터널 전투의 어려움

지난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벌어진 러시아군과의 교전이 가장 최근의 예시입니다.

당시 수 천명에 불과했던 우크라이나군은 지하시설과 도심 건물을 활용해 최대 8배 많은 러사이군의 포위에 맞서 3개월을 버텼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2014년 하마스 터널을 겨냥한 '프로텍티브 엣지 작전'을 실행했습니다.

이 작전으로 총 100km에 이르는 32개의 터널을 파괴했는데, 이 가운데 14개는 이스라엘 영토를 관통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길이 500km, 1300개에 달하는 전체 터널 중 극히 일부분이 파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지표면 투과 레이더 등 첨단 기술을 사용해 터널 입구를 찾아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은 가자지구 내부 정보원이나 보병 순찰대가 우연히 입구를 발견했습니다.

터널 입구를 발견하더라도 이를 파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터널의 경로를 따라 정밀 폭탄을 투하하는 '키네틱 드릴링' 또는 젤 형태의 폭탄을 사용했지만, 근본적인 파괴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2014년에도 하마스 터널 파괴 작전

2014년 작전 이후 이스라엘군 조사위원회는 정치 지도부에 하마스 터널이 가장 심각한 5대 위험 중 하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9년 동안 터널 작전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먼저, 첨단 장비를 이용해 땅굴을 찾아내고 파괴하는 특수작전부대 '야할롬(Yahalom)'이 중심 축을 이뤘습니다.

야할롬은 이스라엘 방위군 전투 공병대 소속으로 히브리어로 다이아몬드라는 의미입니다.

인공지능 로봇과 적외선 관측 장비로 땅굴을 찾아낸 뒤 폭발물로 파괴합니다.

터널에 부비트랩이나 매복이 있는지를 탐지하는 원격 제어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추가된 겁니다.

여기에 야할롬 부대 내 정밀 타격대라고 할 수 있는 '사무르'도 터널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사무르는 지하전 전문 부대로 밀수 터널과 숨겨진 무기 창고를 찾아내고 파괴하며 터널 내에서의 전투를 수행합니다.

사무르가 소속된 전투 공병 대대의 규모는 두 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사무르가 터널을 찾아내는 방법 중에는 '보라색 머리카락'이라 불리는 기술이 있습니다.

터널에 보라색 연막탄을 투하한 뒤 주변 주택이나 건물에서 보라색 연기가 나오는지 관찰하는 방식입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건물은 터널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는 신호입니다.

병력 증원과 첨단 기술로 군사력을 높였지만, 앞서 설명한 지하 전투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땅굴 근거지' 가자시티 포위…전쟁은 지금부터

"지하터널은 어떠한 군사적 이점도 무력화시킨다. 하마스의 지하터널은 모든 유형의 전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정교한 네트워크일 것이다."

이스라엘 전문가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 이후 지금까지 100여 개의 지하터널을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제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 가자시티를 포위한 채 본격적인 작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렵고 치명적인 과정이 예상되지만, 이스라엘은 첨단 기술력까지 더해 하마스 근거지인 터널 파괴를 준비해왔습니다.

다만, 여러 면에서 시간은 이스라엘 편이 아닐 수 있습니다.

1만 명을 넘어선 팔레스타인 사망자, 2백여 명의 인질, 확전 위험성 등 시간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지는 쪽은 이스라엘입니다.

혹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한 시가전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 달을 넘어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지 모릅니다.

기획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그래픽 : 김현수(kimhs4364@ytn.co.kr)

화면출처 : 이스라엘방위군, 하마스

참고기사 :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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