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아동의, 아동에 의한, 아동을 위한 '아동권리영화제' 개막

전하연 작가 2023. 11. 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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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대중문화가 다루는 주제가 점점 넓어지고는 있지만, 어린이의 시각과 인권에 관심을 기울이는 작품을 찾아보긴 어렵죠.


이런 가운데 영화를 통해 아동 인권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아주 특별한 영화제가 개막했다고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주순민 선임 매니저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시청자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순민 선임 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네, 안녕하세요.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 활동가 주순민입니다.


오늘 EBS 뉴스브릿지 시청자분들께 아동권리영화제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반갑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반갑습니다.


국내 최초의 국내 유일의 아동권리영화제가 최근 지난 1일 개막했습니다.


이게 어떤 행사입니까?


주순민 선임 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의 시선과 목소리를 담은 그런 영화들을 이제 세상에 알리고 관객분들에게 소개하는 그런 영화제입니다.


매년 아동권리 주간이 있는 11월 한 달 동안 개최하고 있고요.


올해로 9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굉장히 의미 있는 행사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 아동권리영화제는 처음에 어떻게 시작이 됐습니까?


주순민 선임 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지금이야 이제 아이를 때려서 키워도 된다고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는데요.


2015년도 당시만 해도 저희가 설문조사를 해보면 많은 분들께서 아이를 때려서 훈육의 목적이라면 때려서라도 키워도 된다라고 표현을 많이 하셨습니다.


근데 저희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이제 아동학대를 조사를 하다 보니까 가정 내에서의 한대를 막으면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을 수 있다라는 걸 알게 되었고요.


그렇다면 우리가 대중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걸 것인지 이런 고민을 하게 됐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주장하지 말고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한번 이 아동권리영화제를 개최를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특별한 영화제에는 아동 심사위원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동권리영화제만의 특별한 점 같은데요.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주순민 선임 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여타 영화제에서는 이제 아동 심사위원이 있긴 있습니다.


그런데 예선 심사나 혹은 특별상 정도의 의견만 반영을 하는데요.


저희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올 한 해 최고의 아동권리 영화를 선정을 하는데 아동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전문가들끼리, 어른인 전문가들끼리만 선정을 하는 게 약간 어색하다고 저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그렇다면 아동권리영화제는 파격적으로 아동 심사위원을 본선 심사위원으로 선정을 하게 됐었습니다.


분명 아동권리 당사자인 아동만이 볼 수 있는 영화의 한 순간이 있거든요.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아동 심사위원인 3명과 그리고 전문가 심사위원 3명이 같이 모여서 대화를 하면 매년 아동심사위원과 전문가 심사위원의 의견이 다릅니다.


그리고 정말 치열하게 싸우면서 대상을 선정을 하게 되는데요.


어쩌면 나이 차이도 있고 전문가라는 권위에 위축될 수도 있는데 제가 본 아동심사위원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잘 표현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동보다 아동권리에 전문가는 없기 때문인데요.


아동 심사위원은 아동권리영화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아동 권리에 관한한 최고의 전문가는 아동이다라는 취지의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다음에 이번 영화제의 테마가 놀이터인데요, 이렇게 정하신 이유도 궁금한데요.


주순민 선임 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라는 말을 평소에 쓰시는지 좀 궁금해요.


그러니까 여성 인권이나 장애인 인권 그리고 최근에는 동물권까지도 많은 분들이 사용을 하고 저는 대중들의 입에 붙어 있는 단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아동권리라는 말은 여전히 좀 낯설게 느껴지시고 어렵고 딱딱하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렇다면 좀 더 일상의 평범한 무언가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를 저희가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지난 여름에 냉장고에서 사망한 아이들이 발견이 되었었습니다.


출생 신고가 되지 않았던 아이들이었고요.


저희 스태프들이 그 사건을 보면서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존재에게 이 세계가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세계가 좀 더 아이들을 환대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아동권리영화제를 올해 준비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영화제 기간 동안 홈페이지에서 수상 작품들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작품들인지 하나씩 설명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주순민 선임 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네,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작품인 <알록달록>은 이제 색맹인 아동이 보는 세상이 알고 보니까 진짜 색이면 어떨까라는 작은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인데요.


어찌보면 비정상과 정상의 구분을 넘어서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감독의 연출이 굉장히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어찌 보면 슈퍼 히어로물의 어떤 구성을 가지고 있는 재밌는 영화입니다.


두 번째 작품인 <작은 별>은 자폐성 장애가 있는 동생을 돌보는 어린 누나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우리 사회가 팬데믹을 겪으면서 돌봄이란 가치에 대해서 각성을 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에는 이런 표현도 쓰는데요, '영 케어러'라고요.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다른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아동을 이제 표현하는 말인데 그 아동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좋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한숨>은 저희가 기후위기로 인해서 모두가 아프게 됐는데 유일하게 아프지 않은 한 아이가 겪게 되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결국 이 아이가 유치원 졸업을 친구들과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데 질문 자체는 너무 귀엽지만 실제로 이 이야기가 던지는 담론은 굉장히 진지하고 무겁습니다.


국내 단편 영화계에서 기후위기를 다룬 영화가 저희가 한 2년 3년 동안 계속 찾았는데 없었어요.


근데 올해 나타난 정말 귀한 영화입니다.


다음은 <키즈랜드>입니다.


화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면서 공동체가 와해되는 과정을 아동의 시각으로 표현한 수작인데요.


제가 왜 수작이라고 표현을 했냐면 보통 뉴스에서 이런 기사를 접하게 되면은 어른들의 시각으로만 현상을 다루는데 그 지역에 사는 아동들은 과연 어떤 마음일까 어떤 생각일까를 표현해낸 그런 질문을 하는 좋은 작품입니다.


다음은 <메리!>인데요. 보호종료 아동에 대한 영화이고요.


그간 독립영화계에서도 보호종료 아동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메리만큼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영화 연출 면에서 훌륭한 영화는 처음이어서 저희가 올해 선정을 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꼬마 이모>입니다.


2차 성징을 겪게 된 여자 아이와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에 맞서는 이모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이 이야기는 어쩌면 과연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질문하는 영화이고요.


그리고 이 영화의 훌륭함은 어쩌면 아동권리 영화는 아동을 굉장히 피해자의 위치에 두고 어른을 가해자의 위치에 두게 되는데 이 영화는 이분법적인 구도에서 벗어나서 아이도 어른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좋은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렇게 좋은 6개의 수상작은 11월 한 달간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서현아 앵커 

네, 작품 한 편 한 편이 참 의미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아동권리 주간이 돌아오게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주순민 선임 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의 슬로건이 아이와 어른은 함께 자란다입니다.


아이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요, 어른도 성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동권리 면에선 어른의 성장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아동들은 교과 과정에서 일찍이 아동권리를 배우고 익히고 있습니다.


근데 저도 그랬고요, 저를 포함해서 지금의 어른들은 그런 공부를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어떤 어른들은 아동을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내가 지나온 하나의 어떤 시절로만 여기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아동권리 당사자인 아동이 중요하고요, 아동권리의 대변인인 어른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아동권리를 잘 모르시겠다면 아동권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아동권리영화제에 한번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정답은 없고 아동권리에 대한 질문만이 가득한데요.


저희와 함께 많은 대화를 하고 많은 질문을 해보시고요.


그렇게 우리가 함께 자라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누구나 중요한 건 알지만 정작 일상 속에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이 영화제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으로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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